나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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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0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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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기부문화 정착을 위한 제언
박 찬 길 <충북사회복지행정연구회 회장>

세월이 어느덧 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입장에서 연말은 일희일비하는 계절이라 할 수 있다. 각종 모금이 있고, 생활이 어려운 분들과 사회복지시설 위문 등 여러 가지로 한참 바쁜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도 가장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것이 모금이다. 지난해까지 충북에서만 유일하게 추진해오던 경로당 유류보내기 성금 모금이 올해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대부분의 경로당을 심야보일러로 바꾸어 줌으로써 모금의 효과성이 떨어져 올해부터는 경로당 유류보내기 성금 모금은 안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올바른 결정을 했다고 본다. 원래 경로당 유류보내기 성금 모금은 처음의 취지와는 달리 해가 갈수록 변질되어 각 지방자치단체간 경쟁만 불러일으킴으로써 모금문화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충북지역에서의 모금 현실을 직시하면 참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지난해 모금액 중 27억원 정도가 150만 도민중에서 3만여명에 의해서 모금이 되었다고 한다. 그것도 개인 기탁은 줄고 기업체 등에서 주로 기탁을 한것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모금의 크나큰 문제점이 있다.

연말연시 이웃돕기성금 모금이나 각종 모금때는 행정기관의 모금이 아니면 다른 형태의 모금은 특이하게 눈에 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관 주도의 모금에 의존할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따라서 모금 방법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물론, 상시 모금을 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모금을 행정기관에 기대려고 하는 것은 모금기관의 주체성의 상실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모금에도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 바로 이 때문이다. 언제까지 실적위주의 관 주도 모금을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고, 모금 방법을 관 주도에서 벗어나 모금회 자체적으로 1년 내내 항시 모금할 수 있는 기법의 개발도 필요한 것이다. 항시 거리모금 등 다양한 모금 방법으로 기부문화 정착에 노력을 기울여야 될 것이다. 또 한편으로 우려되는 것은 모금기관이 관료 집단화되는 것을 경계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는 한 개의 모금사업이 없어지면서 그 공백을 관 주도의 모금에 기대어 실적을 채우려 하기 때문이다. 실적위주의 모금은 기부자들에게 여러 가지 거부감을 갖게 할 것이고, 현재 모금의 현실과 같이 개인 기부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금기관에서는 이러한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작은 정성이 모아져 따뜻한 사회를 만든다는 진실을 바로 알고 분배의 투명성 또한 지켜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개인 기부자가 줄어가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모금 방법이 제시돼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앉아서 행정관서의 모금에 기대는 행태는 벗어야하고 모금 방법의 다양화 및 조직의 확대 등을 통해서라도 다시 한 번 아름다운 기부문화 정착을 위한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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