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나리의 계절
여름은 나리의 계절
  • 우래제 교사 <청주원봉중학교>
  • 승인 2015.07.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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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우래제 교사 <청주원봉중학교>

매주 다니던 탐사를 잠시 쉬었더니 산이 궁금하다. 꽃이 적은 때지만 일행을 부추겨 멀리 탐사를 떠났다. 1~2주 앞서 왔더라면 많은 야생화를 만났을 것이라며 아쉬워하던 참에 철이르게 핀 것 같은 나리를 만났다. 언뜻 보니 털중나리 같아 보였는데 하늘을 쳐다보고 피는 것이 하늘나리를 닮았다. 무심코 몇 번 찍고 하산하였다.

하루 이틀 후 자료를 찾아보니 털중나리도 아니고 하늘나리도 아닌 날개하늘나리였다. 멸종위기 2급식물로 남한 지역에서는 보기 어려운 귀한 식물이었다. 진작에 알았다면 현장에서 귀한 대접해주고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을 찍었을텐데 정말 아쉽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몰라서 푸대접했으니 두고두고 후회된다. 언제 또다시 너를 만날 수 있을까? 다시 만나면 귀한 대접해주리라.

보통의 백합은 흰색인데 요즘은 참 다양한 색의 백합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꽃의 나라 네델란드에서 많은 백합을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백합이 우리나라의 하늘나리를 교배해서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우리나라의 나리는 참으로 다양하다. 잎의 모양으로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잎이 어긋나면 ○○나리, 잎이 한곳에 돌려나면 ○○말나리, 잎이 솔잎처럼 가늘면 ○○솔나리로 부른다. 또 이 세 가지에 꽃이 땅을 향해 피면 땅나리, 하늘을 보면 하늘나리, 중간을 보면 중나리로 구별하여 부른다. 거기에다 줄기에 날개가 있으면 ‘날개’라는 말이 붙는다. 색이나 털의 유무, 크기에 따라 ‘누른, 털, 큰’등 다양한 말이 붙는다. ‘누른하늘말나리’는 노란색꽃이 하늘을 보고 피며 잎이 돌려나 있다는 뜻이고, ‘날개하늘나리’는 줄기에 날개(능선)가 있고 하늘을 보고 피며 잎은 어긋나 있다는 뜻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참으로 많은 나리가 자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백합을 수입하느라 아까운 외화를 낭비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의 식물자원이 유출되었다가 다시 역수입되고 있는 것이 어디 백합뿐이랴. 이젠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지킬 수 있고, 아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라고 외쳐본다.

여름은 나리의 계절이다. 중나리, 털중나리, 참나리, 말나리, 하늘말나리 그리고 수많은 다른 나리들이 차례로 피어날 것이다. 하나씩 찾아보고 이들과 놀며 더운 여름을 이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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