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체전과 프리메라리가
도민체전과 프리메라리가
  • 윤원진 기자
  • 승인 2015.06.3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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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윤원진 기자(충주주재)

윤원진 기자(충주주재)축구, 특히 해외축구 마니아들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소속팀을 신계(神界)와 인간계(人間界)로 나눈지 오래다. 요지는 레알마드리드와 FC바로셀로나는 신이고, 나머지 소속팀들은 인간이란 소리다. 

마드리드와 바로셀로나는 천문학적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해 매년 스페인 리그 1, 2위를 다투고 있다. 

반면 ‘나머지 팀’들은 세계적 명성의 선수들을 1~2명 보유하는 선에서 중위권과 하위권을 번갈아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마디로 결과가 ‘뻔히’ 예상되는 축구경기를 관람하고 있다는 소리다.

이제 충북도민체육대회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게 생겼다. 올해는 통합청주시 출범일을 기념하기 위해 일정을 조금 당겨 7월초에 열리게 된다. 도내 12개 시군들은 앞다투어 출사표를 던지며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을 선포했다. 충주만 해도 일단 종합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러나 통합청주시를 제외한 도내 11개 시군들의 우승의 꿈은 멀게만 보인다. 충북 제1도시 청주는 그동안 ‘집중된’ 체육 인프라와 몰려드는 ‘선수’들로 53년 도민체전 역사상 32회나 우승을 차지했다. 1년 전 청주와 통합된 청원도 8회에 달하는 우승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핵주먹’ 청주와 ‘돌망캄 청원이 만났으니 ‘골목대장’들은 얼씬도 못할 것이 자명하다.

물론 12개 시군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개최된다는 도민체전의 취지만 보면 누가 1등을 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스포츠 대회를 통한 경기력 향상과 선수 발굴 측면에서는 김이 빠지는게 사실이기도 하다.

도민체전에서의 선전은 지역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이 때문에 지자체간에는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려는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실제 경기의 판세를 바꿀 수 있는 1명의 선수 영입을 위해 지자체간 갈등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통합청주시의 출전은 이같은 부작용들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해결방법이 전혀 없는게 아니다. 통합청주시는 4개구별로 나눠 출전하면 된다는게 나머지 11개 시군 체육회 관계자의 의견이다. 

그러나 청주시체육회는 이 제안에 대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그럼 전국체전에서도 서울이나 경기도는 나눠서 출전해야 한다는게 청주권의 반발이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도 있다. 종목별로 우승을 가리자는 제안이다.

충북도민체전은 일반부가 참가하는 시군대항전으로 종합채점 방식의 1, 2, 3위 까지만 순위를 가린다. 채점 방식도 가산점 부여 등의 방법에서 불공정하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종목별로 우승을 가린다면 이 모든 우려가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도민체전은 총 24개 종목으로 치러진다. 

매번 청주가 1위를 하는 것 보다 축구는 충주가, 탁구는 단양이, 사격은 제천이, 정구는 음성이, 씨름은 증평이, 태권도는 진천이, 테니스는 괴산이, 배구는 영동이 ‘우승’하는 것이 ‘모두가 행복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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