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민선6기 1년은
충북의 민선6기 1년은
  • 김기원 <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 승인 2015.06.2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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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기원 <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6월의 마지막 날이다.

한 해의 절반을 보낸 날이고, 민선6기가 출범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세월호의 고통 속에 출범했던 민선6기가 메르스의 아픔 속에 1주년을 맞이한다.

민선6기 1년은 이처럼 고난의 연속이었다. 50년 지기 고교동창이 맞붙어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던 이시종 대 윤진식 후보의 사생결단식 도지사선거는 많은 후유증을 남긴 볼썽사나운 선거였다. 

충북이 낳은 국가의 동량지재이건만 선거를 치른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화해하고 협력하기는커녕 그들이 제기한 고소고발 전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서로 힘을 합해도 모자랄 판인데 아직도 저러고들 있으니 민선6기 충북호의 한계와 시대의 불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교육감 선거도 마찬가지다.

보수 후보들의 후보단일화와 이합집산을 겪은 교육감 선거는 진보 성향의 김병우 후보를 스타로 만들었다. 그는 50%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고 충북 최초의 진보 교육감이 되었다. 그러나 김 교육감은 취임벽두부터 검찰 발 부정선거 수사에 휘말려 1년 내내 검찰과 법정을 들락거려야 했다. 

호별방문에 대한 1차 기소는 벌금 70만 원을, 양말선물과 충북교육발전소 회원들에게 보낸 편지에 대한 2차 기소는 벌금 80만 원을 각각 2심에서 선고 받았다. 

두 번 다 직무유지에 문제없는 판결이 나온 것이다. 김 교육감이 개혁의 골든타임에 이렇듯 법정투쟁을 해야 했으니 공약실천에 가속도를 낼 수 없었음은 불문가지다. 이 또한 미래세대인 학생들과 교육계의 큰 손실이니 충북의 불운이 아닐 수 없다. 

기초자치단체인 시-군의 민선6기 1년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전국 최초의 무소속 3선 군수가 된 임각수 괴산군수는 수뢰혐의로 영어의 몸이 되었고, 중졸신화를 쓴 3선의 유영훈 진천군수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2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3선의 영예를 안은 군수 2명의 안위가 바람 앞에 촛불 같은 신세가 된 것이다.

임 군수는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불과 3개월 앞둔 상태이고, 유 군수도 진천군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낙마할 처지가 되었으니 지역의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밖에도 재선군수인 정상혁 보은군수는 자신의 출판기념회 문제로 수사 받고 기소되어 군수 직에 빨간불이 켜졌고, 일부 시-군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시장, 군수들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빚는 등 아직도 안정화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민선6기 청주호의 선장이자 통합청주시 초대시장이 되어 민선6기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군세 1위인 청원군과의 통합으로 거대 공룡시장이 된 만큼 기대와 실망이 교차된 한 해였다. 

물리적인 통합은 이루었으나 화학적 통합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최근 새 CI 선정과정에서 불거진 실무진의 초기대응 부실과 시의회의 여야간 극한대립을 초래해 리더십에 손상을 입었다. 

그러나 민선6기는 지난 1년의 그림자만큼이나 밝은 빛도 많았다.

충북도는 ‘전국대비 충북경제 4% 실현’이라는 공격적인 비전을 제시해 도민들의 암묵적인 동의와 지지를 이끌어 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나 만년 3%대에 갇혀있던 도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와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분명 빛이요 시대적 과업임에 틀림없다.

충북교육도 혁신학교를 비롯한 김병우표 행복교육이 연착륙할 기미를 보이고 있어 기대된다.

청주시도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여세를 몰아 ‘일등경제 으뜸청주’를 향한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있고, 여타 시-군들도 저마다 차별화된 시책으로 지역의 브랜드상승을 꾀하고 있어 지역사회 발전에 긍정의 에너지가 되고 있다.

아무튼 도, 시·군과 교육청은 지난 1년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민선6기 2년을 밝은 빛으로 힘차게 출발하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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