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민 아픔 서려… 30년간 말뿐인 `호반관광도시 육성'
수몰민 아픔 서려… 30년간 말뿐인 `호반관광도시 육성'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06.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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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3개 국립공원 2개 다목적댐 지역발전 규제인가 기회인가
충주댐이 완공된지 올해로 30년이다. 우리나라 댐 중에서 두번째 많은 저수능력(27억5000만톤)을 갖춘 충주댐. 1985년 준공이후 연간 33억8000만톤의 물을 수도권 등에 공급하고 있다. 남한강 유역의 홍수조절 역할도 하고 있다. 연간 8억4400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충주댐의 최대 수혜지역은 수도권이다. 충북 북부는 충주댐이 들어선 이후 내륙의 거대 인공호수를 활용한 호반관광도시를 꿈꿨다.

 

▲ 충주조정지댐

(8) 충주댐

수도권 용수공급 중요 역할 주변지역은 각종 규제로 불편
지도 바뀐 단양 가장 큰 피해 주민 숙원사업 '수중보 건설'
최근 착수 … 유람선 운항 주목

 

# 댐 건설이후 충북 북부지역 현주소

남한강 수계 유일의 다목적댐인 충주댐은 그동안 수도권 용수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홍수조절기능을 갖춘 충주댐은 홍수 위기를 맞은 수도권을 여러차례 구해냈다. 수도권 2500만 인구에 있어 절대적인 시설이 아닐 수 없다.

댐 담수지역과 상류지역은 30년 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충주, 제천, 단양 등 충북 북부지역의 많은 옥토와 가옥이 물에 잠겼다. 수만명의 실향민이 고향을 떠나야 했다.

담수가 시작된 이후 댐주변지역은 각종 규제에 묶였다. 인공호수로 인한 안개일수 증가 등으로 주민들은 건강 피해, 농작물 피해 등에 시달리고 있다. 홍수기에는 서울 등 수도권 보호를 위해 방류가 중단되거나 방류량을 줄이게 되면 댐 상류지역은 늘 침수를 걱정해야 한다.

호반관광도시 육성이라는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도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지역주민들은 충주호 인근의 리조트와 유람선사업 등 관광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관광인프라 부족과 낮은 수익성 탓에 일부 사업이 중단되거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충주댐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은 단양이다. 단양은 군청이 있는 읍소재지를 통째로 옮기는 등 군지역의 지도가 바뀌는 상황을 맞았다. 이 지역 역시 호반관광도시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30년이 되도록 제대로 된 것이 없다. 이제 겨우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충주댐내 수중보 건설 사업이 진행 중이다. 호반관광도시 육성은 30년동안 말뿐이었던 것이다.

# 충주댐 건설 수혜지역은 수도권

댐 건설로 거대한 충주호라는 인공호수가 생겼다. 광역상수원인 충주호는 충주,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지자체, 산업체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수도권 2500만명의 생명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충주호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수천만명의 먹는물을 공급하는 충주호는 상수원보호구역이다. 이로 인한 규제는 개발제한 등 충북 북부지역 주민들의 생활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수계관리를 위한 기금을 통한 피해지역 주민들에 대한 지원도 지역간 편차가 심하다. 충주시에 지원되는 수계관리기금은 전체예산 4445억9000만원 가운데 152억6800만으로 3.43%에 불과하다. 이 중 환경기초시설 설치와 운영비는 90억여원이다. 충주시에 지원되는 기금의 60%에 해당한다. 생태하천복원사업과 비점오염원 저감사업 등에는 20%가 투입된다. 실제 피해를 입는 주민들을 위한 지원사업에는 12%에 해당하는 18억원만 사용될 뿐이다.

수계관리기금 가운데 주민지원금 대부분은 경기도에 집중된다. 관련법상 지원기준이 상수원관리지역인 직접규제지역 면적과 인구수에 따라 결정된다. 결국 규제지역 면적의 97.8%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에 가장 많이 배정되는 것이다. 한강수계 전체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가장 많은 경기도에 집중적으로 지원되고 있는 셈이다.

충주는 앞으로 수질오염총량제까지 걱정하게 됐다. 2020년부터 한강수계에도 수질오염총량제가 전면 시행된다. 댐 건설에 따른 각종 규제에 이어 수질총량제까지 시행되면 지역개발이 그만큼 제약을 받게 된다.

# 지도 바뀐 단양, 충주댐 건설 혜택은

충주댐 대역사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은 단양이다. 군청 소재지가 통째로 옮긴지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신도시는 지대가 높은 곳으로 비교적 홍수로부터 안전지대다.

하지만 단양은 여전히 충주댐의 영향권에 있다. 물이 없어도 걱정, 물이 넘쳐도 걱정인 곳이 단양이다. 단양은 강원 등 중부 북부지역에 큰 비가 내리면 영향을 크게 받는다.

1995년 7월 중순. 며칠째 충주댐 상류지역인 강원도 평창, 정선, 영월에서 큰비가 내렸다. 충주댐 수위가 올라갔고, 한강수위가 만수위에 가까워지자 한강홍수통제소는 충주댐 수위조절에 들어갔다. 수도권 홍수를 막기 위해 수문을 닫은 것이다. 상류지역인 단양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단양 신도시의 선착장 인근 등 상가지역이 범람위기를 맞았지만 한강홍수통제소는 끝까지 수문을 열지 않았다. 단양지역 저지대가 지류를 통한 역류현상으로 침수되는 등 위기가 극에 달했지만 충주댐 수문은 열리지 않았다. 다행이 강원 북부지역의 비가 잦아들면서 큰 피해는 모면했다. 언제든지 단양은 충주댐의 수위조절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 것이다.

가뭄이 들어도 단양은 영향을 받는다. 충주댐 건설에 따른 충북 북부지역의 호반관광도시 육성사업이 추진됐다. 단양도 포함됐지만 유람선은 단양읍 선착장까지 운항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단양읍보다 하류지역인 단성면 장회나루까지만 운항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호반관광도시는 말뿐이었다.

최근에야 장회나루 인근에 수중보를 건설 중이다. 이 수중보가 건설되면 유람선 운항이 가능할 정도의 물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단양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수중보가 댐건설 30년만에 건설되면 단양호반관광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엄경철·정봉길·윤원진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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