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텔로 공원내 '한국관' 전진기지 역할 톡톡
카스텔로 공원내 '한국관' 전진기지 역할 톡톡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5.06.2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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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베니스 아성에 도전하라 <6> 베니스비엔날레 속 한국과 충북 작가의 위상
▲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영화감독 겸 미술작가의 영상작품 ‘위로공단’과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출품된 작품

현재 각국 26개 국가관 운영 … 한국 마지막 주자 건립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한국 유일 … 한국미술 위상 UP
본·특별전 등 충북작가 참여 활발 … 세계인 이목 집중

▲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충북 청주 출신)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개막 후 임흥순 영화감독 겸 미술작가가 출품한 영상작품 ‘위로공단’이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베니스비엔날레 사상 한국 작가로는 첫 수상이라는 점 외에도 한국미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사건이었다.

세계미술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현대미술축제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 한국관의 역할이 컸다. 

지난 1995년 베니스 카스텔로 공원 안에 26번째로 설립된 한국관은 20년 동안 한국의 미술과 작가들을 세계에 소개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 한국 단색화의 거장 윤형근 작가(충북 청주 출신)

담당했다.

◈ 한국미술의 미래, 한국관

세계 각국이 자국 미술의 세계화 발산지로 베니스를 주목하면서 국가관 건립에 사활을 걸었다. 각국은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는 카스텔로 공원 내에 국가관 건립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현재 26개의 국가관이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26번째 마지막 주자로 국가관을 건립하며 발을 들여놓았다.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과 한국이 유일하게 국가관을 건립한 사실에 비춰볼 때 한국미술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외관 모습

1995년 한국관 건립 후 개관전에는 전수천, 윤형근, 김인겸, 곽훈 작가가 한국의 대표작가로 참여했다. 그중 한국 단색화의 거장인 윤형근 작가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베니스비엔날레의 서막을 연 한국 대표작가로의 자긍심을 안겨주었다. 당시 전수천 작가는 토우 설치작품으로 특별상을 받아 세계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1997년 두번째 한국관 전시에는 강익중, 이형우 작가가 참여했다. 당시 37살이었던 강익중 작가는 모자이크 설치미술로 특별상을 수상하며 세계 유명작가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강익중 작가 역시 충북 청주 출신이다.

1999년에는 이불 작가의 설치작품이 특별상을 받으며 한국 작가들이 3년 연속 특별상 수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작가들의 세계무대 진출의 교두보가 된 한국관은 20년 역사 속에서 크게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오픈식에 참여한 세계 미술인들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는 90여개국이 참여해 베니스 곳곳에서 국가관 전시를 열고 있다. 올해 한국관은 문경원, 전준호 작가가 참여해 ‘축지법과 비행술(The Ways of Folding Space & Flying)’이란 제목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전과 그룹전으로 한국미술을 세계에 알려온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관은 한국 미술의 상징적 장소이자 세계 미술로 통하는 창구구실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충북 출신 작가들의 비상의 현장으로도 의미를 더해준다.

▲ 이태리 전통수공예를 재료로 작업한 김동영 작가(한국교원대 교수)

◈ 베니스에서 만난 한국 작가, 충북 작가

한국에서 세계로 가는 창구역할을 하는 베니스는 여전히 작가들의 도전무대다. 자본주의 예술 양산이란 비난도 받고 있지만 좁은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 무대로 이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베니스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이를 증명하듯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는 많은 한국 작가의 도전이 이어졌다. 비엔날레 본 전시에 임흥순, 남화연, 김아영 작가가 참여했고 이우환, 박서보, 하종현 등 70~90년대 단색조 회화의 대가들의 작품들이 출품된 팔라초 콘타리니의 ‘단색화’전은 특설전시로 마련돼 세계인들의 발길을 모았다. 

▲ 점프전 커미셔너로 참여한 김재관 청주 쉐마미술관장 과 점프전 야외 전시장

이외에도 베니스 시내 운하와 연계해 도서관, 대사관, 대학, 고건축물 등에서는 한국 작가들의 참여전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그중 문화기획자 박병욱씨와 김재관 쉐마미술관장이 공동 커미셔너로 기획한 ‘점프전에는 충북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24개국 40명 작가가 참여한 전시에서 서박이, 최익규, 심재분, 김동영, 임현락 작가 등은 충북 출신이거나 충북을 연고로 하고 있다. 

노마딕 프로젝트 ‘점프전에서 최익규 작가는 유랑의 의미를 담은 비닐 텐트에 주홍빛 언어를 담아냈고, 심재분 작가는 우주와 돌의 배치로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을 전시했다.

임현락 작가는 베니스 제방에서 묵으로 선을 그린 과정을 작업으로 선보였고, 김동영 작가는 베니스 전통수공예를 활용해 재료로 사용해 공간의 융합적 관계성을 작업으로 드러냈다. 

▲ 한국화가 박병춘 작가(충북 영동 출신)

그런가 하면 CA ‘FOSCARI 대학 초청으로 카 포스카리 대학미술관에서는 충북 영동 출신의 박병춘 작가가 ‘채집된 풍경’전을 가졌다. 선으로 동양의 산하를 담아낸 작가는 일상을 풍경에 삽입한 한국화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초대전으로 열린 박 작가의 개인전은 한국인 최초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의 작품을 베니스에 선보임으로써 동양미술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전시였다.

또 청주의 직지 작가 신용일씨는 베니스 호텔 전시장에서 직지를 작업모토로 삼은 ‘직지’전을 개최해 청주의 이미지를 높였다. 

이외에도 청주 출신으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유진씨는 흑백사진전을 기획해 선보였으며, 김성준 인피니티 대표는 박병춘 작가와 신용일 작가전을 기획해 베니스에 소개했다.

베니스비엔날레 본 전시나 한국관 못지않게 병행전의 소득이라면 한국 미술과 충북 미술은 약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베니스 곳곳에서 크고 작게 펼쳐지는 한국 작가와 충북 작가들의 전시는 가능성과 경쟁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점프’전 커미셔너 김재관 쉐마미술관장은 “점프전은 유목민적 사고인 노마딕 예술의 문화적 현장을 교류하며 사고하는 장소이다”며 “같으나 다른 모습의 예술, 기존의 예술이 아닌 10년 20년 후의 미래적 예술을 고민하는 자리가 비엔날레였다”고 평했다.

▲ 한국 회화 대가들의 작품 '단색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이우환 작)

전시에 참여했던 최익규 작가는 “새로운 도전의 시간이었다. 모든 고민을 언어로 풀어냈다”면서 “욕망의 시간을 보내며 왜 이러고 있는가 싶을 때도 있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작업하며 교류했던 것이 남았다. 새로운 작업의 원천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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