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은 없다
내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은 없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5.06.23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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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석재동 <부장(취재1팀)>

청주시노인전문병원 2차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청주병원이 23일 수탁을 포기했다. 청주병원측은 에둘러 수탁포기입장을 밝혔지만, 노조와의 협상결렬이 주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병원의 수탁포기는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라는 게 시청안팎의 평가다. 노조는 청주병원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내심 노동자자주기업인 시내버스업체 우진교통과 컨소시엄을 꾸려 응모했던 의료기관이 새 수탁자로 선정되길 바랐다. 이렇다보니 청주병원과의 협상이 원만할리 없었다. 물론 가진 협상카드가 거의 없는 노동자들로서는 양보할 수 있는 협상안건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은 없다. 더구나 협상 상대가 있는 현실에서 나만 옳고 상대는 그르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내 입맛에 안 맞는다고 상을 걷어치우는 것보다 가능한 상대의 입맛에도 맞고 내 입맛에도 맞는 상생의 식탁을 마련하는 것이 진짜 지혜일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노조가 경영주의 입장을 조금 더 헤아려 보는 혜안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불가피해진 3차 공모에 응할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미 해고된 노조원들을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며 고용승계조건이 빠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10월까지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녹록지는 않다.

이런 측면에서 아쉬움이 크다는 것이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나만의 충족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은 인간사에서 진리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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