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에게 정작 궁금한 것들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에게 정작 궁금한 것들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5.06.1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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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이언구 충북도의회 의장이 무상급식 갈등에 대한 자신의 중재역할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참모들만 내세워 입씨름을 할 게 아니라 도지사와 교육감이 직접 만나 담판을 지을 것을 주문했다.

해석하기에 따라선 중재역할을 포기하겠다는 뉘앙스로도 들렸다. 도단위 기관장이 이른바 같은 수급기관장을 거론하면서 지역현안에 대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자체가 참으로 이채롭다. 그만큼 충북도와 도교육청간의 무상급식 갈등이 지역사회에 큰 부하(負荷)를 안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초·중교에 대한 전면무상급식은 지난 2010년부터 충북의 큰 자랑거리였다. 물론 그 최고 주인공은 이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이시종 지사다. 당시 이 지사와 이기용 전 교육감의 통큰 결단이 계기가 됐다. 그런데 5년만에 양측이 볼썽사나운 소모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벌써 몇 달째다.

거두절미하고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 즉 갈등과 협상, 성명전, 홍보전 등을 거쳐 가장 가시적으로 정리된 양측의 입장은 이렇다. 전체 914억원이라는 급식 예산 중 식품비가 차지하는 514억원에 대해 도는 70%인 359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하고, 도교육청은 90%(463여억원) 이상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양측이 이런 수치를 놓고 각각 근거로 제시하는 전문적인 예산논리나 법 조항 등은 일단 제쳐둘 필요가 있다. 결국엔 돈 다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돈은 104억원이다. 이 돈을 놓고 충북도와 교육청이 어린 학생들과 학부모를 볼모로 피터지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당연히 큰 돈일 수 있지만 선출직들이 즐겨 벌이는 무슨 ‘삽질’이나 ‘축제’ 사업과 비교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다릿발 하나 안 세우면 될 것”이라는 비아냥은 이래서 나온다. 이 돈 때문에 두 기관의 살림이 거덜나는 것도 아닐텐데 너무 호들갑을 떨고 있다.

무상급식 갈등을 대하는 양측의 자세를 보면 기분은 더욱 묘해진다. 이곳 관계자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충북도는 “밀어붙여라!”, 도교육청은 “게임을 즐긴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면서도 행사장에서의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은 서로 손을 맞잡으며 아주 화기애애한 얼굴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도민들로선 이런 포커페이스가 불편하기 그지없다. 서로 솔직하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지금 시중에선 험악한 말들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누가 누구에게 배신감을 느낀다느니, 누가 누구를 길들이고 있다느니, 무슨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느니, 누가 뒷주머니를 찬다느니, 서로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느니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지사와 교육감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무상급식을 가지고 다툼을 벌여 잘 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오세훈은 무상급식 불가론을 ‘밀어붙이다’가 졸지에 서울시장에서 야인으로 추락했고, 홍준표는 무상급식 예산권을 쥐고 경남교육청과 꽃놀이패의 ‘게임을 즐기다’가 잘나가는 대권후보에서 하루아침에 야비한 정치인으로 몰락했다. 애들 먹는 것 가지고 다투지 말라는 옛 어른들의 말은 이래서 지금도 유효(?)하다.

요즘 행사장 등에서 우연히 대하게 되는 이시종 지사와 김병우 교육감의 표정은 늘 피곤에 젖어 있다. 가뜩이나 메르스 사태에다 자치단체장의 구속, 여기에다 지역의 대표사학인 청주대가 내부갈등으로 끝간데 없이 어두운 소식을 전하는 판국에, 충북을 대표하는 두 사람조차 이런 표정이라면 이보다 더한 직무유기도 없다.

도민들은 신바람을 바란다. 제발 충북만이라도 국가적 불신과 정쟁에서 벗어나 좀 더 생산적인 지역살림을 꾸려가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이젠 두 사람이 진심으로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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