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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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0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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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에 줄 근다고 수박이 되나요
김 남 균 <민주노총충북본부 사무처장>

나는 믿지 않는 몇가지가 있다. 요즘들어서 믿지 않는 몇가지를 꼽으라면 첫째는 노무현 대통령이고, 두 번째는 열린우리당이다. 실망 차원은 이미 넘어섰다. 내가 믿지 않는 그들도 우리를 믿지 않으니, 누가 더 나은지는 두고 볼 일이다. 허나 설마 우리가 그들만 못하랴하는 알량함은 분명히 있다.

큰 아이는 뉴스가 나올시간이면, '이제 아빠가 텔레비젼 볼 시간이니까 저는 그만 볼께요' 하고 선수를 친다. 텔레비젼을 조금이라도 덜 보게 하기 위한 엄마, 아빠의 닥달에 그놈은 나름대로 선수를 쳐서 '공범자'를 만들어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전략인 셈이다. 어린아이들도 참 약은 셈이다. 그런데 뉴스를 보다가 바로 끄게 된다. 열린우리당의 신당관련 뉴스들이 많이 나오고, 그걸 보는 순간 뒷골이 댕겨진다. '참 저사람들 뻔뻔도 하지! 자신들이 한 일을 알고나 있을까!'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그들이 대통령과 집권여당으로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천사백만 월급쟁이 봉급총합보다 부동산 불로소득이 많아졌다. 그것도 역대정권사상 최초로, 노동자들과 기업이 이윤을 가져가는 노동소득분배율에서 노동자들이 가져가는 몫은 10% 이상이 떨어졌다. 그것도 대통령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동안에! 비정규노동자들은 10%이상 증대됐으며, 비정규노동자들은 희망을 잃고 일회용 종이컵 인생을 살고 있다. 그것도 집권여당이 '비정규노동자 보호법안'을 만드는 동안에!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더욱더 심화되었고, 점심시간에 굶는 아이들이 더 많아졌다. 그것도 분배를 중시하는 좌파신자유주의 대통령 밑에서!

사상 유례없을 정도의 국민들이 정권퇴진을 외치며, 거리에 나올 예정이다. 우리지역도 22일이면 3만명 이상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예상이다. 그것도 촛불을 들고 탄핵반대를 외치던 그사람들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니 나와 정반대의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는 이런 이유에서 그들이 싫어졌고 믿지 않는 상황까지 오게된다.

사무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식당 텔레비젼에서 신당얘기가 나온다. 옆에서 점심을 먹던 한 아저씨 왈 "×팔, 호박에 줄근다고 수박되냐!"

장담할순 없지만, 이 말이 국민정서다. 100년가는 정당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다가 인기없으니까 옷바꿔입겠다고 난린데, 사실 그말을 믿어줄 국민들이 거의 없다는 것을 그들은 왜 계속해서 외면할까.

이제, 그런 거짓말은 그만했음 좋겠다. 대신에, 비정규직 문제, 한·미FTA 문제, 사회양극화 문제 등 자신들이 갈등요인을 키워낸 것들을 그들 스스로 주워 담았으면 좋겠다. 자본과 기업의 이윤덩어리 품안에서 잠자리를 하면서, 연애는 노동자들과 하는 척 하는 그런 것좀 그만했음 좋겠다. 우린 또 욕을 먹어야 한다.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그들의 비정규보호법안을 철회하라고, 총파업을 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시작이다. 수능일에 웬 총파업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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