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변신 … 가고 싶은 꿈의 무대로
변화·변신 … 가고 싶은 꿈의 무대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5.06.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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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베니스 아성에 도전하라 - <4> 베니스비엔날레만의 특화전략

1893년 첫발 … 서정적·목가적 화풍 경연장 주목

역사 간직한 건출물 활용 도시 전체를 전시장화
전식 작품 대거 수입
·세계 유일 '국가관' 운영도

비엔날레는 이제 의심할 수 없는 세계 문화예술의 각축장이자 경연장이다. 그중 베니스비엔날레는 세계 비엔날레를 선도하며 모든 예술인들이 ‘가고 싶은 꿈의 무대’가 되었다. 이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만들어낸 성과이기도 하지만 베니스비엔날레 조직위가 변화를 수용하며 새롭게 변신하는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120년 이어온 베니스비엔날레는 무엇으로, 어떻게 움직임으로써 생동하는 예술현장을 담보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 변화

이탈리아 미술의 부흥을 꾀하고자 시작한 베니스비엔날레는 유럽 주변 7개국이 참가하는 국가규모의 전람회로 1893년 발걸음을 뗐다. 세계 최초의 미술 박람회로 열린 비엔날레는 서정적이며 목가적인 화풍의 경연장으로 조성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학생 관람객 유치를 위해 입장권과 기차표를 할인해줌으로써 교육과 관광을 접목하는 등 관람객 22만여 명을 유치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또한, 전시 작품과 수상 작품을 대거 구매해 베니스 국립미술관에 소장 전시하는 등의 전략으로 작가의 참여를 높이고 행사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전시의 성격도 국가주의 파시스트를 담아내는 행사로 변질되는 과정을 겪었다. 팽창주의적 파시스트의 권력에 이용됨으로써 작가참여가 위축되었고, 행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1920년 중단된 비엔날레가 재개되었다.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이 미국미술을 유럽에 알리는 창구로 삼으면서 다시 세계미술의 중심지로 부상한다. 당시 전후 상황이었지만 베니스는 세계미술운동의 격론 장을 자처 하면서 세계미술의 주도권을 잡는 계기를 마련했다.

반면 1968년 유럽에선 젊은 작가 중심으로 자본주의 미술을 거부하는 운동이 일어나며 베니스비엔날레 전시장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자본과 예술의 결탁에 대한 도전으로 대상제도와 아트샵, 개인전, 기념전 등이 폐지되기도 했다.

이처럼 위기와 도전 속에서도 변화를 수용하는 가운데 세계 미술관계자들이 모여 소통하고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비엔날레로 자리매김했다.

▶역사를 간직한 건축물 활용

조선소를 전시장으로 개조한 아르세날레 본 전시장은 그 자체로 베니스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상업이 발달한 도시의 건축물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신을 꾀해 건축물은 살리고 전시장은 현대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이는 본 전시장 외에도 주변 전시장 활용에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44곳의 비엔날레 인증 전시장은 도서관이나 박물관, 대사관 등으로 있는 건물을 그대로 활용해 전시하고 있다. 또한, 세계 각국의 커미셔너가 참여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200여 개 전시장 역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을 꾸밈으로써 도시 전체를 미술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불모지 미술계에서 전시작품 대거 구입 

국제 미술전람회라는 첫 행사 못지 않게 베니스비엔날레는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사들이면서 새로운 미술시장을 만들었다. 작품은 베니스 국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전시함으로써 작가들에게는 세계적인 작가라는 영예가 부여됐다. 대회를 위해 시상제도가 도입되었고 아트샵, 개인전, 기념전 등을 개최해 인프라 구축에 성공했다. 

하지만, 작가적 명성에 지나친 부가 결합하면서 자본주의 미술에 반대하는 젊은 작가들의 시위로 폐지되었다가 1986년 부활했다. 기존의 시상제도를 바꿔 회화 1명, 조각 1명 그리고 국가관에 수여하는 3개의 황금사자상, 역량 있는 젊은 작가에게 수여하는 은사자상, 그리고 4명의 작가에게 수여하는 특별상이 있다. 

▶유일하게 국가관 운영 

베니스 비엔날레의 미술전은 크게 ‘국가관 전시(자르데니아)’, ‘이탈리아관(파비용 이탈리안)’, 젊고 실험적인 작업을 소개하는 ‘아르세날레전’으로 구성된다. 각 국가관 전시는 보통 60여 개국에서 참가하는 데 독립된 국가관을 가진 24개국을 제외하고는 시내의 이탈리아관에서 함께 소개된다. 

국가관이 운영된 것은 1907년부터다. 벨기에 관이 처음으로 건립되면서 세계 각국이 국가관 건립을 추진했다. 한국관은 1995년에 건립돼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베니스에 건립된 20여 개의 국가관은 예술이란 장르 뒤에 문화 선진국으로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각국이 국가대표 기업과 협업 구조로 최고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베니스비엔날레는 미래의 예술뿐만 아니라 미래의 과학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로 위상을 정립하고 있다. 전 세계가 국가관 건립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120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국가관 운영을 꼽을 수 있다.  

▶각 분야의 비엔날레 연중 개최

순수미술 장르로 시작된 비엔날레는 영화·건축·음악·연극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시각에 독립된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는 한국의 비엔날레가 행사연도에만 개최하고 휴식기에 접어드는 것과 분명 다르다. 다양한 장르의 비엔날레를 베니스에서 개최함으로써 연중 축제의 장이 되는 것은 물론 불황 없는 관광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처럼 국제시대의 흐름에 조응하면서 변화를 꾀한 베니스비엔날레는 세계 국가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특별한 이야기들이야말로 세계인들의 발길을 베니스로 향하게 하고 있다.

문화기획자 알렉산드리아 알랭씨는 “베니스비엔날레의 성공에는 홍보와 운영의 경험 축적과 세계적인 관광지라는 입지 선정도 주요 원인이 됐다”면서 “아름다운 베니스의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축제는 관광도시의 명성을 더 높이는 효과를 수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외국에 홍보가 안 되어 있다. 외국인 방문객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제적 인지도를 가지려면 홍보에 더 치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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