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불청객 ‘메르스’
중동의 불청객 ‘메르스’
  • 정지영 <청주시 서원구보건소 공중보건의사>
  • 승인 2015.06.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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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청주시 서원구보건소 공중보건의사>

최근 ‘메르스’라는 신종 감염병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메르스(MERS)는 중동 호흡기 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을 일컫는 말이다. 병명에서 알 수 있듯이 중동 지역에서 시작했고, 2012년 알리 모하메드 자키 박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으로 발견하였다.

2014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크게 유행해 35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전 세계적으로 중동을 포함한 유럽 여러 국가에서 1142명의 환자가 발생해 465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이 40%에 달하는 중증 호흡기 질환이다. 2003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사스(SARS)는 치사율이 10%였지만 메르스는 이보다 훨씬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발생 원인은 감기 바이러스 중 하나인 메르스-코로나 바이러스(MERS-CoV)에 의해 일어나며 과거에는 발견된 적이 없는 신종 바이러스이다. 직접적인 신체접촉이나 점액 등의 경로로 전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평균 5일 정도로 감염 후 짧게는 2일, 길게는 14일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자칫 잘못하면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의도치 않게 사람들에게 병을 퍼트릴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38ppm 이상의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과 함께 설사와 같은 소화기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서는 합병증으로 폐렴, 신부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염 후에는 증상에 따른 내과적 치료밖에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환자군의 특징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중동 지역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람들로서 여행이나 해외근무로 중동 지역에 체류했거나 중동 지역 사람, 동물들과 접촉한 경험이 있었다.

따라서 환자군의 특징을 만족하면서 14일 이내에 앞서 언급한 주요 증상이 나타난다면 메르스를 의심해야 한다. 반드시 입국 시 공항 검역소나 거주 지역 보건소에 필히 신고해 메르스 진단을 위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1일 현재 국내에서는 18명의 환자가 보고되었으며 격리자가 682명이다. 환자 수는 여전히 증가 추세에 있으며 높은 치사율과 적절한 치료법의 부재로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국내 환자 수는 많지 않으며 메르스의 전염력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부터라도 보건당국은 조기 환자 발견에 힘쓰고 철저한 격리를 통해 병이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메르스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질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머지않아 한반도에서 메르스의 기세가 꺾여 잠잠해질 것이다.

메르스의 예방법은 감기 예방법과 비슷하다. 외출 후에는 비누를 사용하여 손을 깨끗이 씻고 샤워를 자주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는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경우 티슈나 옷소매로 입을 가리도록 한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한다. 중동 지역의 방문을 되도록 자제한다. 낙타와 접촉하지 않으며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나 익지 않은 낙타 고기를 섭취하지 않는다.

메르스는 전염력이 강하지 않지만 일단 감염되면 손쓸 방법이 없으며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는 중한 질환이다. 그러므로 예방법을 철저히 준수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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