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일종… 정부 대응이 공포 키워
감기 일종… 정부 대응이 공포 키워
  • 송준호 <청주첨단한방병원 교정재활치료센터장>
  • 승인 2015.06.0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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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송준호 <청주첨단한방병원 교정재활치료센터장>

한달전까지만 해도 일반인에게는 이름도 생소했던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 호흡기 증후군)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삼켜버렸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모임이나 행사는 취소가 되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휴업하는 곳이 생겼습니다. 치사율도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부는 정보를 공개하기를 꺼려 누가 어디서 어떻게 병에 걸렸는지 알 수 없고 여러가지 뜬소문이 퍼지면서 공포는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오늘은 집 밖에 나가기도 두렵게 만든 메르스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메르스는 일종의 감기 바이러스입니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독감을 일으키고,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 200여종이 감기를 일으킵니다. 예전에 유행했던 사스(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arome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도 감기의 일종인데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 바이러스였고 이번에 문제가 되는 메르스도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입니다. 박쥐에서 유래한 코로나바이러스의 한 종류가 낙타를 매개로 사람에게 전염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중동을 방문했던 여행객이 감염되어 우리나라로 입국한 이후 제대로 진단과 격리 조처를 받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시키면서 오늘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이가 잘 되기 때문에 다른 곳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이토록 급속히 퍼지는 이유가 한국형으로 변이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변이되지 않았다고 지난 6일 국립보건원에서 발표하였습니다. 과학 잡지 네이처 발표에서도 병원 이외의 감염, 즉 사람과 사람의 접촉에 의한 감염은 없었기 때문에 ‘대유행’의 조짐은 없다고 하니 큰 염려는 안 하셔도 될 듯합니다.

메르스의 주요 증상은 38도 이상 고열, 기침, 호흡 곤란 등으로 보통 감기와 비슷합니다. 잠복기는 2~14일이며, 치사율은 중동지역에서는 40% 가량으로 알려져 있으나, 위생 상태나 의료 인력이 우수한 우리나라에서는 10% 내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치사율이 워낙 높다보니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엄청나게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망자의 대부분이 폐질환이나 신장질환과 같은 기저질환을 갖고 있어 면역력이 크게 약화된 환자들입니다. 또한 다른 동물에서 유래한 바이러스의 경우, 초기 감염자들의 사망률이 높습니다. 확진되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은 많은 감염자들이 있을 것을 고려한다면 사망률은 많이 내려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하나의 걱정은 감기바이러스는 변이가 잘 일어나기 때문에 독감과 달리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메르스에 딱 맞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동안 변이가 일어나 개발된 치료제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치료는 나타나는 증상에 맞춰 치료하는 대증치료입니다. 다른 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중증의 환자들을 제외한다면 이와 같은 치료로도 충분히 치료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메르스는 감기의 일종입니다. 치사율이 높은 것이 우려되긴 하지만 원래 건강한 사람들은 거의 문제가 없었고 특히 아이들은 감염될 확률이 낮았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감염자와 밀접 접촉을 피하며 면역력을 약화시킬 만한 과로를 피한다면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한가지 덧붙인다면, 정보를 감추고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정부의 잘못이 이러한 공포를 키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국민을 믿고 투명하게 일처리를 해주길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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