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거대 도시 상해, 그리고 귀로에 오르다
<10> 거대 도시 상해, 그리고 귀로에 오르다
  • 엄갑도 <전 충북중앙도서관 관장>
  • 승인 2015.06.0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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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중국 장강의 문화향기를 찾아서

엄갑도 <전 충북중앙도서관 관장>

중국 제일의 수향, 주장 마을의 관람이 끝났을 때는 오후 5시가 지나고 있었다. 곧바로 우리는 상해를 향해 달려갔다. 상해에 진입했을 때는 휘황찬란한 야경을 즐길 수 있었다. 크고 작은, 그리고 높고 낮은 각종 빌딩에서 쏟아져 나오는 형형색색의 빛은 참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상해의 야경 하면 외탄과 황포강 바로 건너편에 들쭉날쭉 솟은 현대적 고층빌딩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상해의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하는 곳에서, 화려한 조명이 전체 제방을 비추어 유럽 도시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거기에다 근처에 있는 동방명주 탑의 불빛이 외탄을 더욱 밝게 해 주는 그 야경이 일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름다운 야경의 시내를 한참 달리던 버스가 거대한 원형 돔의 건물 앞에서 멈췄다. 그 유명하다는 상해 마시청 서커스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오늘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서커스 공연은 듣던 소문과 같이 참으로 수준 높은 공연이었다. 특히 마지막 공연이었던 오토바이 쇼, 둥근 원통에 오토바이가 8대나 함께 들어가 수평으로 수직으로 정신없이 휘 돌아치는 광경은 정말 짜릿한 공연이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환상의 쇼이었다. 모두 만족했다. 서커스 관람을 끝낸 우리는 늦은 저녁을 먹고 오늘의 숙소인 세라톤 호텔로 가 여장을 풀었다. 세라톤 호텔은 외관이 호화롭고 인테리어가 편안한 느낌을 주는 5성급 호텔이었다.

이튿날 7시에 호텔식당에서 뷔페식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호텔 수준답게 요리 수준도 격이 달랐다. 맛있게 아침식사를 하고 8시경 호텔을 출발했다. 장강 하류에 위치한 이곳 상해는 1842년 남경조약으로 영국에 의해 중국 최초로 개항된 이후 국내외의 새로운 문물을 흡수해 온 국제적인 상업도시이다. 

그러나 1945년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로 재탄생한 이후, 등소평에 의한 개혁개방정책이 실시되기 전까지는 중국의 여느 도시처럼 별다른 발전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개방이후 90년대 중앙정부가 이곳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면서 세계적인 경제중심 도시가 되었다. 

그런 연유로 중국의 어떤 도시보다 서양의 문물을 빨리 쉽게 받아들인 곳이기에 중국의 다른 도시와는 색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었으며 다양한 볼거리, 놀 거리, 먹거리가 많아 오늘날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상해임시정부청사, 윤봉길 의사의 노신공원, 가장 번화가인 남경로 (南京路 난징루), 신천지 등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우리 회원들 대부분은 몇 차례씩 방문한 경우가 많아 이번 여행계획에서는 일정을 조절하느라 생략되어 있었다.

오늘은 주어진 짧은 시간 내에 평범한 시내 관광을 하면서 변화된 모습을 느껴보고, 또 이번 여행에서 계획되어 있는 쇼핑을 한두 군데서 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감했다. 11시경 푸동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수하물을 부치고 출국 수속을 끝낸 우리는 아시아나 OZ364 기에 탑승, 오후 1시에 이륙했다. 짧은 일정 속에도 장강 문화의 향기 일부나마 맡고 떠나는 기분에 하늘을 날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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