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홍수의 위기 대처, 녹색 댐으로
가뭄과 홍수의 위기 대처, 녹색 댐으로
  • 류진호 <충북생명의 숲 사무국장>
  • 승인 2015.05.3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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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류진호 <충북생명의 숲 사무국장>

이른 불볕더위에 많은 도시민이 더위에 지쳐가고 또한 가뭄으로 말미암은 저수지와 하천이 말라 들어가고 있다. 

청주기상대에 따르면 충북지역 5월 강수량은 평년(87.1mm)의 29.7%인 25.9㎜에 그치고 있으며, 2013년 90.1㎜, 2014년 37.5㎜, 2015년 25.9㎜로 평년 수준에 크게 못미쳤다. 여기에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까지 겹쳐 농민들의 속은 타들어 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다가 장마로 이어지질까 우려가 된다. 이럴 때일수록 숲의 녹색 댐 역할은 중요하다.

녹색 댐이란 산림이 빗물을 머금었다가 서서히 흘려보내는 인공 댐과 같은 기능을 말한다. 숲과 토양과 작은 생물들이 어우러진 또 하나의 세계 속에서 녹색 댐은 만들어진다. 

녹색 댐은 비가 많이 와도 대부분 숲에서 흡수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비가 와도 나무나 풀들이 흙에 쓸리지 않고 지형을 유지해 주며 식물들은 수분을 흡수하여 공기 중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숲의 이런 역할은 홍수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막아 주고, 가뭄이 와도 물이 마르는 것을 막아 준다.

녹색 댐 기능은 강우 시 홍수유량을 줄이는 「홍수조절기능」,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아도 계곡물이 마르지 않게 하는「갈수완화기능」, 수질을 깨끗하게 하는「수질정화기능」 등이 있다. 

특히 오염된 빗물은 유기질이 풍부한 산림토양을 통과하는 동안 각종 이온이 흡착·교환·불용화 되는 과정을 통해 맑고 깨끗해진다. 토양 깊이가 깊고 공극이 발달한 산림일수록 빗물과의 접촉면 및 접촉시간이 길어지므로 수질정화기능이 높다.

산림을 손질하지 않고 버려둘 경우에 발생하는 녹색 댐 기능저하의 폐해는 침엽수 인공림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나치게 우거진 침엽수 인공림에 간벌·가지치기 등의 산림 시업을 하면, 사라졌던 활엽수가 발생하여 다양한 키로 이루어진 산림으로 회복된다. 단단하던 표층토양의 빗물 침투구조도 스펀지처럼 부드럽게 개선된다. 

또한, 빗물 차단손실량이 38% 줄며, 증산손실량도 20% 이상 준다고 한다. 우량한 활엽수림은 불량한 잡목림보다 홍수기에 1일 28.4톤/ha을 더 머금고, 갈수기에는 1일 2.5톤/ha을 더 흘러나가게 한다니 숲을 가꾸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녹색 댐 기능을 위해서 나무를 심을 때 수종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단위 면적당 잎의 면적 합계는 침엽수림이 활엽수림보다 많아 수관차단 및 증산에 의한 물 손실량은 침엽수림 51%, 활엽수림 38%로 침엽수림이 활엽수림보다 월등히 많다. 

또한, 침엽수림은 낙엽 분해속도가 활엽수림보다 느려 토양 공극 발달이 나쁘고, 바늘처럼 좁은 낙엽들은 빗방울 충격으로부터 토양 공극을 잘 보호하지 못한다. 특히, 리기다소나무림과 같은 침엽수림의 계곡이 잘 마르는 것은 낙엽이 잘 분해되지 않고 잎에 함유된 큐틴이란 물질이 빗물의 땅속 침투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녹색 댐 기능은 침엽수림보다 활엽수림이 높다고 하겠다. 

물 부족국가인 우리나라에서, 특히 댐 개발 압력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충북은 물을 확보하는 해법을 녹색 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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