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신고자’가 ‘훌륭한 112경찰’을 만든다
‘좋은 신고자’가 ‘훌륭한 112경찰’을 만든다
  • 정창호 <청주상당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경위>
  • 승인 2015.05.28 1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정창호 <청주상당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경위>

‘더 콜’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미국 911 콜센터요원이 연쇄살인범에게 납치된 한 소녀의 신고를 접수한 후 콜센터와 범죄현장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대응 상황을 긴장감 넘치게 표현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극한의 긴장감을 갖게 한다. 

범죄신고 콜센터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 대부분은 콜센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또는 그곳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사건 해결 과정이 어떠한지 등에 대해 생소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더구나 이제껏 ‘더 콜’만큼 현장검거요원이 아닌 신고접수요원을 내용의 중심에 둔 영화가 없었던 까닭에 더욱 관심이 가는 영화다. 

물론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접수자의 빠른 상황판단과 대처능력이야 말로 사건해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접수 못지않게 신고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진다. 

위급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는 차분하고 정확한 신고야 말로 피해 최소화 및 범인검거 등 사건해결에 있어 또 다른 열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112신고 요령은 무엇일까? 

첫째는 침착함과 함께 ‘정확한 위치 알리기’다. 발생지점의 주소(위치)를 정확히 아는 경우는 주소와 함께 동·호수까지 상세하게 고지하며 대략의 위치만 아는 경우 또는 주소를 모르는 경우에는 도로명주소 표지판, 건물이름, 상호나 간판이름, 전화번호, 전봇대 관리번호, 연못, 밭이나 공터, 놀이터, 산악지대인 경우는 소방관서에서 설치한 산악표지판(석) 등 주변 지형지물을 최대한 활용하여 신고한다. 

간혹 신고자들은 경찰에서 신고 전화번호만 가지고도 신고자의 위치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112에 전화를 거는 것만으로는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 알리기는 신고에 있어 가장 필수 조건이다. 

두 번째로는 ‘현재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 사건, 어떤 범죄인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도주방향이나 인상착의 등 용의자 정보는 어떠한지를 정확하게 신고한다면 범죄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 경찰의 대응방법도 달라지며 필요하다면 유관기관의 협조를 받아 피해를 최소화 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경찰에서는 2012년 수원에서 발생한 오원춘 사건을 계기로 뼈저린 반성과 함께 112의 대대적인 개혁을 이뤄냈다. 

신고에 대처하는 경찰관들의 사고방식과 신고접수 시스템 등을 뿌리부터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좋은 신고자가 훌륭한 112경찰을 만든다’라는 의미가 전적으로 국민에게 책임이 있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신고부터 접수 및 대응까지 잘 짜여진 시나리오 대본처럼 서로의 역할을 다한다면 국민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