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치얌’
‘레치얌’
  • 최병기 <충북도 미디어홍보팀장>
  • 승인 2015.05.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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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병기 <충북도 미디어홍보팀장>
 
젊은이들에게 칠포세대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연애·결혼·출산 포기라는 삼포세대에 이어 인간관계, 내집 마련, 취업, 마지막으로 희망까지 포기했다고 한다. 

값비싼 등록금, 취업난, 집값 등 사회·경제적 압박을 받는 20~30대가 혼자 살기에도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거나 연애하더라도 결혼을 포기하고, 결혼하더라도 출산을 미루고 있다. 

인간이 마지막 순간에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희망인데 이 시대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빼앗아가고 있다. 

이런 시대를 살다보면 삶에 대한 회의가 들 때가 있다. 이럴때면 “왜 내가 이 고통을 겪고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 인생의 목적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갚란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은 인류가 존재한 이래 계속된 철학적 사유의 기본이 되는 질문이다. 인생에 대한 삶의 표현방식은 다양한데 기독교는 ‘잠깐 있다 없어지는 ‘안개’로, 불교는 ‘한 조각 뜬구름’으로 표현한다. 테레사 수녀는 “인생이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이다”라고 표현했다.

인류가 가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이야기중 하나인 4천여년전 고대 수메르인들의 서사시인 ‘길가메시’에서 길가메시라는 수메르의 영웅이 그의 친구 엔키두가 죽자 우투나피슈팀이라는 불사신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별 것 없다. 네 고향에 가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친구들 하고 맛있는 것 먹고, 아름다운 여인하고 사랑을 나눠라”고 답하고 있다. 

법륜스님은 “사람은 왜 사나”라는 질문에 답이 나올수 없다고 한다. 삶이 “왜”라는 생각보다 먼저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존재가 사유보다 먼저 있었기 때문이다. 살고 있으니 생각도 하는 건데 “왜”사는 지를 자꾸 물으니 답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할아버지의 기도”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이자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코 의과대학교 임상교수인 레이첼 나오미 레멘은 “우리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은 단 하나 지혜롭고 성숙하게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유대인들은 포도주를 마실 때 “레치얌”이라는 말을 건배사로 외친다고 한다. 이는 “삶을 위하여”라는 뜻이다. 

레치얌은 우리의 삶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삶은 거룩한 것이며 서로 축하하는게 마땅하다는 의미이다. 

포도주를 마실때마다 포도주 향의 달콤함을 맛 볼때면 우리의 삶이 그 자체로 축복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의 삶의 역사는 오랜 세월동안 고난과 시련의 역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세월동안 “레치얌”을 외쳤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커다란 감동을 준다. 

시인 롱펠로우는 “인생 찬갚에서 “우리가 가야할 곳, 또는 길이 향락도 아니요 슬픔도 아닌 것을. 내일이 오늘보다 낫도록 행동하는 것, 그것이 목적이요 길이니”라고 읊었다. 

삶에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 삶의 목적이 궁금하다고 생각될 때, 깊은 고통이 나에게 엄습해 올 때 우리의 남은 삶을 매일같이 “레치얌”이라는 건배사를 외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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