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초대형 민자유치사업 약이냐 독이냐
민선6기 1주년이 불과 1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충북지역 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전력을 기울이면서 투자를 유치하고 있고, 도시와 산업단지 재생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상권 위축과 뻥튀기 논란, 지역편중 등 문제점도 함께 드러나면서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고 있다.
충청타임즈가 이에 대해 3회에 걸쳐 살펴보기로 했다.
밀레니엄타운 호텔·연초제조창 사업 등
광역·기초자치단체 초대형 앞다퉈 추진
지역상권 위축·뻥튀기 논란 등 문제점도
올들어 청주를 중심으로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 민자유치사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상인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대형유통시설 유치문제도 여전히 남아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 민자만 2조8000억대 사업 ‘동시다발’
청주지역은 최근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가 앞다투어 추진하는 초대형 민자유치 사업으로 들썩이고 있다.
충북도는 17년간 묵혀있던 청주시 청원구 주중동 밀레니엄타운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문화과학관 1000억원, 국제빙상경기장 150억원 등 공공투자는 4500억원 뿐이고 쇼핑시설 등에 1조 4000억원이 투입된다.
청주시가 추진하는 청주산업단지 혁신사업(노후산단 개선사업)도 총사업비 1조5000억원 중 1조2300억원이 민자다. 또 옛 청주연초제조창도 3114억원 중 1733억원이 민자로 채워진다.
이 3개 사업의 총사업비는 3조 6614억원이지만 이중 76.5%나 되는 2조8033억원이 민자여서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이 사업들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그것도 호텔, 비즈니스 센터 등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어 ‘중복사업’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 밀레니엄타운 호텔·쇼핑시설 입점논란
청주 밀레니엄타운에 호텔이 들어설 경우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게될 청주시내 곳곳의 신규 호텔들의 경영에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지역에는 2017년까지 약 1260개실 규모의 비즈니스급 호텔들이 들어선다. 이들 호텔은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락희호텔(352실·2016년 8월 준공예정), 오송 오송호텔(216실·2016년 10월), 오송 밸류호텔세종시티(300실·2017년 3월), 오창 하워드존슨호텔(392실2017년 9월) 등이다.
이중 락희호텔과 오송밸류호텔, 오창하워드존슨호텔은 수익형 비즈니스 호텔이어서 일반인이 투자해 분양받는 호텔이다. 자치단체가 주도하는 밀레니엄타운과 청주연초제조창 사업에 호텔이 들어서면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하다.
밀레니엄타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백화점이나 아웃렛 등 대형쇼핑시설도 마찬가지다. 청주 옛 연초제조창에 들어오려다 지역상인들의 반발로 계획에서 빠진 대형쇼핑시설이 이곳에 들어서면 지역상권, 특히 구도심 상권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강진규 청주 성안길상점가상인회장은 “밀레니엄타운에 대형백화점과 명품 아웃렛이 들어오는 게 확실하다면 결사코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 "투자유치 목표 때문에 서두르나" 관측도
특히 이런 초대형 민자유치 사업에 참여할 민간회사가 확정된 곳은 아직 한곳도 없다. 청주 연초제조창 도시재생 사업의 경우 대형마트 유치논란에 휩싸여 지역상인들의 반발을 사 결국 민자유치 규모를 축소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민선 6기 총 30조원, 2015년 8조원이라는 투자유치 목표를 채우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서둘러 과욕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공의 땅을 민자유치를 빌미로 개발하는 행위는 옳지 않고, 연초제조창에 들어오지 못하는 대형쇼핑시설이 이곳에 들어온다고 해서 지역상권의 위축이 없겠느냐면서 앞으로의 과정을 엄격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안태희·손우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