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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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0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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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개발과 난개발의 차이
박 광 태 <제천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산업화로 인하여 도리어 삶의 질이 침해를 받는 현대에는 자주 '환경문제'로 다툼을 일어난다. 환경문제는 시간이 지나 결과를 느껴 보고 나서야 정확한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지만, 이를 위해선 너무 큰 값을 치러야하고 이를 되돌리기는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다. 이 글에서는 삶의 질과 환경문제 사이에서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개발과 난개발에 관한 기준을 고민하여 본다. 지난 주에 춘천의 남이섬에 다녀왔다.

언젠가 TV에서 북한강의 남이섬이 틀에 박힌 유원지 개념에서 탈피하여 환경 친화적 마인드로 운영을 시도하며 겪는 여러 우여곡절들을 담은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다. 잠깐 스쳐 본 내용이었지만,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 언제 기회가 닿으면 가보겠노라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한류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로 복잡하다는 말을 듣고 가볼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섬에서 하루를 묵을 기회가 있어 섬의 이용 형태나 주위환경요소를 주의 깊게 살펴볼 수 있었다.

60년대에 이곳이 청평댐 준설로 섬이 되자 남이섬의 현재주인은 농경지 16만평을 사들여 9홀 골프장을 만들어 운영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한국은행총재였던 그는 54년 미정부 소속으로 한국은행에 근무하던 천리포수목원의 민병길 원장과의 사연으로, 이곳에 골프장보다는 숲을 만드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하여 숲과 새가 깃드는 곳으로 바꾸고자 마음먹었다 한다. 국립수목원에 자문을 얻어 당시 시험용 외국 유망산림자원수종인 메타세콰이어, 백합나무, 칠엽수 등과 국내 유망수종인 은행나무, 잣나무 등을 심기 시작한 것이 20여 년 전의 일이란다. 그 결과 이제는 사람의 흔적을 넉넉하게 품을 수 있는 왕성한 생태활력을 가진 섬이 되었다.

여기도 초기에는 일반 유원지와 다를 바 없이 운영되다가 IMF를 계기로 이전의 운영업체가 도산하고 지금의 업체가 운영을 시작하면서 현재처럼 환경 친화적으로 운영되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농지가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사치스런 농경지 숲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밤이면 숲과 호수가 내뿜는 생태적 활력으로 낮의 왁자한 산책을 조용하게 치유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현대인에게 남이섬은 농경지와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옴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100조원이 넘은 지 이미 여러 해 전이다. 이는 국세에 한정된 것이고, 서울시의 경우는 지방세원으로도 청계천을 서울 시민에게 야외 관상용 수족관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엄청난 일을 할 정도이다. 전 서울시장은 내친김에 경부운하를 공약하며 대선 후보로 두각 받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경부운하와 비슷한 예로 경인운하를 들 수 있는데, 경인운하는 시공사들에 수천억의 국고보조금이 지급되고도 아직도 타당성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키지 못하며, 최대 1조원 이상의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다. 87년 대선을 치르며 그해에 대규모 물난리를 치른 굴포천 유역의 치수책이 나왔고, 기왕에 치수를 할 것이면 영종도 개발에 필요한 토사를 지원받을 수 있는 경인운하의 건설을 추진한 것이다. 경부운하에서 표심과 건설업체의 일거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회적 갈등과 비효율성을 보게 될는지는 모를 일이나, 우리는 새만금과 경인운하에서 주인의식 없이 선거 표심을 위해 국가에서 실시하는 대규모 사업의 비효율성을 보아왔다. 우리지역에서도 나랏돈을 주인의식 없이 써버린 예를 폭넓은 안목 없이 건설된 청전지하상가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에는 자원관리센터가 축구장 3면과 시민공원 시설 등을 두며 500여원의 공사비를 들여 진행 중에 있는데, 이것도 사사로운 욕심으로 불편을 만들어 시민들이 찾지 않게 된다면 이는 또 다른 청전지하상가가 될 것이다. 부디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난개발을 막기 바란다.

우리는 여기서 생태성과 국가에서 저지르는 통치의 한 예를 살펴봄으로써, 개발과 난개발에 대한 문제를 살펴보았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환경문제는 '얼마나 지속가능하고 얼마나 발전 할 수 있느냐'를 풀어내는 미래 예측의 과정이 라고 생각된다. 이 과제를 풀기 위해 사안을 분화해 보면 '생명의 치유를 전제하는 생태건전성의 문제'와 '효율성의 문제'가 무엇보다 확연하게 보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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