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연초제조창, 통합 청주시 청사 자리로 적합
옛 연초제조창, 통합 청주시 청사 자리로 적합
  • 조규호 <서원대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5.05.1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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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조규호 <서원대 경영학과 교수>
 
청주시 내덕동에 있는 3만 5천여 평 규모의 옛 연조제조창 부지와 연면적 4만여평이 넘는 건물을 활용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최근 시끄럽다. 지난해 청주시는 이곳 연초제조창과 주변지역을 묶어 국토교통부에 국비 1,003억원, 지방비 378억원, 민자 1,733억원 등 총 3114억원을 투입하는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신청해 지정받은 바 있고 오는 6월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사업 신청 당시 없었던 복합쇼핑센터와 같은 유통시설과 호텔, 영화관 등이 추후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이다. 지역상인들은 동종업체의 과열경쟁과 구도심 상권의 붕괴를 우려하여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충북경실련은 특히 민자유치 규모와 비중(계획 초기 2,539억원)이 너무 커 외부의 대형유통자본 진출을 염두, 용인하는 것이라면 민자 유치계획은 물론 전체 도시재생 방향을 재설정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최근 전국적으로 경기도 이천, 여주, 전남 무안, 광주시, 울산 등 여러 지자체가 앞다투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이라는 명목 아래 지방세 면제까지 해주면서 대형유통자본이 제공하는 현대화된 복합유통시설의 유치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결과는 지역경제에의 기여는 미미하고 지역의 상권 몰락과 지역순환경제의 견실화와는 거리가 먼 지역경제 기반의 침체만이 나타나고 있을 뿐인데도 말이다. 외부자본으로 겉모습만 화려한 유통 편의 시설로 지역소비자의 눈길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는 해당 지역 도시재생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복합유통시설은 물론 명품관, 면세점, 호텔 등의 유치를 검토할 수 있었을 것이고 이 과정에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 왔음은 분명하다. 낡은 구도심을 새롭게 바꾸려는 도시재생사업은 참으로 중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연결 효과도 막대하다. 그런데 왜 수요량을 먼저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이미 공급과잉이 되어 있는 유통시설, 호텔 등만 생각하는가 말이다. 

작금의 발전지향 시대적 상황에서 통합청주시가 가장 크게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 그것으로 이 문제를 풀 생각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바로 아직도 결정되지 않은 통합청주시의 신청사 건립이다. 기존 청사 이외의 건물 확대와 리모델링이더라도 35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바 이는 결국 우리 청주시민이 부담하여 마련해야 할 돈이다. 중앙정부에서 500억 원 정도의 자율통합기반 조성비를 지원할 뿐이다. 통합청주시 이승훈 시장은 오는 11월에 청사 건립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예정이란다. 이전 시장 때 청원군과 통합 조건중 하나로 현 청사에서 이전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었고 계획 변경 시 처리해야 할 여러 가지 법적 문제와 사업 변경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해결방법은 문제 자체를 큰 시각에서 보고 멀리 보아야 나오는 법. 이때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통합청주시의 시대적 현안인 신청사 건립은 공간부지의 규모나 위치상으로 매우 적합한 옛 연초제조창(청주시가 매입하여 시 소유로 되어 있음)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소요예산 3,500억원의 1/5 정도의 규모만으로도 기존 건물의 리모델링과 추가 단장까지 충분할 것이다. 

통합청주시의 시민에게 본 사안에 대해 주민의견 조사와 시민공청회를 열어 시대적 문제를 시대적으로 준비된 청주시 소유의 자원으로 다소 힘들겠지만 다시 원점에서 판단해객관적이면서 손쉬운 방법으로 풀어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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