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유통업체 수매 포기로 판로 막막 … 재배포기 속출
전국 백수오 생산량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충북 제천지역 백수오 재배농가들이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판로가 막히면서 제천지역 90여 백수오 재배농가 중 20여 농가가 올해 애써 키운 백수오 모종을 갈아 엎는 등 재배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제천지역 90여 농가(86.5㏊)의 백수오 재배농가 중 80여 농가가 계약재배로 생산량 전체를 중간유통업체를 통해 내츄럴엔도텍에 납품해 왔다. 하지만 가짜 백수오 파문에 직격탄을 맞은 중간유통업체가 백수오 수매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판로가 막힌 상태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체 작물도 없어 농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10년 동안 수박농사를 하다 올해 1만2000㎡에 백수오를 심은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허모씨는 “계약 재배만 믿고 백수오를 파종했다”며 “이 넓은 땅에 이제 와서 다른 작물을 심을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제천시 백운면에서 백수오 1만여㎡를 재배하는 김모씨는 “지난해까지는 정부 기관이나 각 언론이 백수오가 좋다고 입을 모으더니 요즘은 앞장 서 나쁜 쪽으로만 몰고 간다”며 “대안도 없이 소비자 혼돈을 부추길 게 아니라 정부가 같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 변종 종자나 유통과정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검사기관이 약리성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자료를 내고, 독성 제거 등의 묘안도 내놔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제천 백수오의 효능은 탁월하지만 전체 농가가 고루 호평을 받기 위해서는 제천시나 충북도 등이 품질을 인증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더불어 제천시와 충북도도 농림부·식약처 등과 함께 ‘토종 백수오’ 재배 농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천 정봉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