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못 할 사자성어 2
웃지 못 할 사자성어 2
  • 반영호 <시인>
  • 승인 2015.05.0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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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시간의 문 앞에서

반영호 <시인>

足家之馬(족가지마). 이 고사성어는 ‘분수에 지나친 행동을 경계하라’는 깊은 교훈을 담고 있다. 

아주 먼 옛날 중국 진나라시대에, 어느 마을이 있었는데 그 마을사람들의 성씨는 신체의 일부를 따르는 전통이 있었다. 대대로 귀가 큰 집안은 이(耳)씨, 화술에 능통한 사람을 많이 배출한 집안은 구(口)씨와 같은 식이였다. 그곳에 수(手)씨 집안이 있었는데, 그 집안은 대대로 손재주가 뛰어난 집안이었다. 이 ‘수’씨 집안에는 매우 뛰어난 말 한 필이 있었는데, 이 역시 수씨 집안의 손재주에 의해 길들여진 것이었다. 

어느 날 도적들과의 전쟁에서 수씨집안의 큰아들이 이 말을 타고나가 큰 공을 세워 진시황으로부터 벼슬을 받았다. 이것을 본 앞집의 족(足)씨 집안에서는, “손재주나 우리 집안의 달리기를 잘하는 발재주나 비슷하니 우리도 말을 한 필 길러봄이 어떨까?”하여 말 한 필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한 달 후, 도적들이 보복을 위해 마을로 내려왔다. 이를 본 족씨는 아들에게,“어서 빨리 수씨 집안보다 먼저 우리 말을 타고 나가거라.” 하였고, 족씨 집안의 장자는 말을 타고 나가다 대문의 윗부분에 머리를 털리며 어이없게도 죽고 말았다. 이를 본 족씨는 통곡하며 “내가 진작 분수에 맞는 행동을 했더라면, 오늘의 이 변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을….” 하며 큰 아들의 주검을 붙잡고 통곡하였다. 이때부터 세인들은 분수에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足家之馬(족가지마)’라고 말하곤 했다.

足家之馬(족가지마)는 자기의 주제도 모르고 남의 일에 참견하거나 분수에 맞지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흔히 하는 말이다.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

옛날 중국 삼황오제 중 하나인 복희씨(伏羲氏)는 주역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길흉화복을 점치는 법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가 중국을 다스리고 있던 어느 날, 태백산의 한 산마을에 돌림병이 나서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는 전갈을 듣고 그 마을로 행하게 되었는데, 그 마을은 황허강이 시작되는 곳이라 하여 시발(始發)현(縣)이라 불렸다. 

마을에 도착한 복희씨는 돌림병을 잠재우기 위해 3일낮 3일 밤을 기도하였는데, 3일째 되는 밤 기도 도중 홀연 일진광풍이 불면서 웬 성난 노인이 나타나 말했다. “나는 태백산의 자연신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몇년째 곡식을 거두고도 자연에게 제사를 지내지 않으니, 이를 괘씸히 여겨 벌을 주는 것이다. 내 집집마다 피를 보기 전에는 돌아가지 않으리라.” 

복희씨는 자연신이 화가 난 것을 위로하기 위해 방책을 세우고 마을 사람들에게 “자연신의 해를 피하기 위해선 집집마다 깃발에 동물 피를 묻혀 걸어 두어야 하오!” 라고 일렀다. 

그러나 그 마을의 관노(官奴) 한명은 “귀신은 본래 깨끗한 것을 싫어하니, 피를 묻히지 않고 걸겠다.”며 붉은 피를 묻히지 않은 깃발을 내걸었다. 그날 밤 복희씨가 기도를 하는데, 자연신이 나타나 노여워하며 말하길 “이 마을 사람들이 모두 정성을 보여 내 물러가려 하였거늘, 한 놈이 날 놀리려 하니 몹시 불경스럽도다. 내 역병을 물리지 않으리라”하였다. 

그리하여 다음 날부터 돌림병이 더욱 돌아 마을 사람들이 더 고통스러워하고 많은 이가 죽었으니, 이는 그 광노가 색깔 없는 깃발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부터 혼자 행동하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람이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마구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始發奴無色旗(시발노무색기)’라고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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