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사태, 김윤배 전 총장의 결자해지를 기다리며…
청주대 사태, 김윤배 전 총장의 결자해지를 기다리며…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5.05.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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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분규는 더 이상 학내 구성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교 이래 지역을 상징하는 명문사학이었던 만큼 이 대학의 실제적 주체는 지역사회, 도민들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해 12월, 당시 설립자 후손인 김윤배 총장의 전격 퇴진 이후 황신모 신임 총장 체제의 학교 정상화가 기대됐지만 학교측과 총학생회 등 비대위의 갈등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분규의 자생력만 더 키워가는 분위기다.

청주대 사태의 본질은 오래전부터 누적된 학교 구성원들간의 `불신'이다. 서로가 학교 정상화를 외치고 있지만 상대 구성원의 어느 누구도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중심에 김윤배 전 총장이 있다. 비록 현재는 재단의 평이사로 물러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청주대 사태에 대해 면죄부를 받은 건 절대 아니다. 지금 반대측의 주장처럼 그가 학원운영을 놓고 막후에서 여전히 절대권력을 행사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논란은 의미가 없다. 김 전 총장은 어차피 설립자의 후손으로서, 또한 한수이남 최고 사학인 청주대를 극도의 혼돈에 빠트린 그 자체로도 궁극적인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결국 사태해결의 '키'는 김 전 총장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금 지역사회는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진정성'을 바라고 있다. 서로 학교 정상화를 외치는 만큼 그에 걸맞는 때묻지 않은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촉구하는 것이다.

김 전 총장이 총장자리를 내주고 잠시 뒤로 물러났다고 해서 사태가 해결될 리도 없고 비대위가 천막을 치고 점거를 한다고 해서 도민들이 이를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어느 조직이든 이 정도가 되면 그 책임자는 결단을 내려야 하고 첫번째 당사자가 바로 김윤배 전 총장이다. 평생 모은 전 재산으로 학교를 일군 청암, 석정 어르신의 창학 이념을 조금이라도 고민한다면 청주대를 이 지경으로 만들 수는 없다. 더 늦기 전에 김 전 총장 스스로가 전면에 나서 선대(先代)의 이름이라도 걸고 마지막 노력을 다했으면 한다. 학생과 비대위가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스스로 제시하든가, 아니면 그들과의 소통에라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분명한 사실은 청주대가 아무리 흔들려도 설립자들의 창학정신과 이를 지탱해 온 재단의 위상은 절대로 희석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다툼이 길어지면 남는 건 그 당사자들의 정신적 황폐함이다. 결국엔 양쪽 모두 상처만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고, 만약 이를 학교 구성원들이 굳이 외면한다면 청주대는 절대로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

우선 김윤배 전 총장부터 최고 책임자로서의 의지를 사심없이 전파하고, 총학생회와 비대위 역시 그동안의 투쟁과정을 거울삼아 일방적인 배수진보다는 합리적 대안으로 응할 때 청주대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끝간데 없는 다툼에 청주대 구성원들도 지쳤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도민들은 더 더욱 지겹다. 아니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청주대 구성원들이 도민들에게 과연 이래도 되는건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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