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한국화장품 열풍… 충북브랜드는 안보여
거리마다 한국화장품 열풍… 충북브랜드는 안보여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5.05.03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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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티로드, 미래와 도전 (3) 한국화장품 ‘중국관문’ 홍콩서 인기절정
마카오 시내에 자리잡은 한국화장품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린 2015 홍콩 가정용품 박람회에 참가한 충북지역 화장품제조업체 기린화장품과 GL컴퍼니 직원들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홍콩시내에 잇따라 문을 연 한국화장품전문점 이마켓의 내부 모습. 홍콩 화장품점 SASA에 진열된 한국화장품들.

8년만에 수출액 10배 증가 韓 매장 급증 … 손님 줄이어
中·亞시장 진출 교두보 활용 충북업체들 박람회서 마케팅
대기업·'제주' 브랜드 대부분 '오송' 육성·고품질 전략 필요

 

# ‘쑥쑥’크는 한국화장품

요즘 홍콩 화장품시장에서 한국제품의 진출은 눈부실 정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한국화장품의 홍콩수출액은 1728만7000달러였으나 2013년에는 1억9125만1000달러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홍콩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2년 대비 24.3% 증가한 21억 4900만달러로 추정됐다. 홍콩화장품 시장내 한국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현재 중국에 이어 5위에 오를 정도다.

그러나 이런 분석보고서 보다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한국화장품 열풍은 더 거세다. 사사(SASA) 등 화장품 전문매장 뿐만 아니라 매닝스, 봉쥬르 등에서 한국화장품이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진열돼 있다.

또 대표적인 쇼핑몰인 하버시티내 화장품몰인 페이시스(FACES)에는 한국화장품인 ‘이니스프리’가 자리잡고 있으며, 손님들이 계산을 하려고 길게 줄을 서 있는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화장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Emarket’이라는 매장이 침사쪼이, 마카오 등에 잇따라 들어섰는데, 이마켓은 홍콩에만 침사쪼이, 몽콕 등에 9개 지점을 두고 있다.

구룡공원 근처에 있는 이마켓 침사쪼이점의 직원인 릭 수엔 와이킨(Rick Suen Waikin)씨는 “한국화장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지점을 늘리고 있다”면서 “기초 및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소개했다.

# 중국진출 교두보 활용도 커

이같은 현상은 한국화장품, 특히 충북화장품의 홍콩 및 중국, 아시아 시장 진출에서 청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홍콩시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크지 않다. 유동인구까지 750만명이 움직이는 곳이다.

그러나 아시아 시장의 테스트베드로 인기가 많다. 대부분의 제품이 무관세로 통관되는데다 중국과 아시아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화교들이 눈길을 두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20년간 무역업을 하고 있는 차상현 홍콩 MTE사 대표는 “홍콩은 허가제가 없고 대부분 신고제다. 외국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데다 위생허가도 없어 중국시장에 들어가기전에 상품성을 실험하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런 홍콩시장을 노크하기 위해 충북지역 화장품 업체들도 최근 홍콩국제전시장을 찾았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린 ‘2015 홍콩 가정용품 박람회’에는 GL컴퍼니, 기린 화장품 등 도내 화장품 업체들이 부스를 차리고, 본격적인 해외마케팅에 나섰다.

김소민 GL컴퍼니 실장은 “오늘도 2만달러어치의 계약 체결을 위한 상담을 했다”면서 “바이어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화장품 업체들을 인솔하고 온 김영진 청주상공회의소 과장은 “한국화장품에 대한 외국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현지에 오니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지역 화장품 업체들이 해외진출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제주’에 밀린 ‘충북’ 아쉬워

그러나 이런 한국화장품 열풍에도 충북브랜드를 찾을 수 없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홍콩에 진출해 있는 한국화장품들의 대부분이 대기업 제품인데다, 중소기업 제품들도 ‘제주’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마스크 팩 등의 제품이 제주도의 경치와 브랜드를 강조하고 있어 ‘충북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수연 코트라 홍콩지사 대리는 “한국화장품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화장품이 인기라고 해서 준비없이 외국에 나오면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리는 충북화장품산업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김 대리는 “홍콩의 바이어들이 오송을 잘 모른다. 오송화장품박람회에 잘 가려고 하지 않아 (바이어들을 보내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에 직항이 없고, 서울과 멀기 때문에 바이어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스 청(Elise Chung) 메가 엑스포사 대표도 “홍콩을 통해 중국으로 진출하는 한국화장품 기업들이 많지만 마케팅 능력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닉 청(Nick Cheung) 홍콩 인핸스(ENHANCE)사 구매원은 “이미 홍콩에 싼 제품들이 너무 많다. 이제는 한국화장품 회사들이 고품질 제품을 내놔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박태준 준호코리아 대표는 “충북화장품이 이곳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오송생명과학단지를 R&D의 기초기지로 삼고 RIS연계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중국시장에 특화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오송을 육성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기능성화장품 성장전망 밝아"

<인터뷰> 박태준 준호코리아 대표

홍콩박람회서 한국 부스 큰 인기
충북 지자체 적극적인 자세 필요

홍콩생활용품 및 화장품박람회장에서 만난 박태준 준호코리아 대표(사진)는 지난 2004년 자본금 200만원으로 충주에서 무역회사를 차려 이제 1년에 콘테이너만 300개를 수출하는 무역인으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홍콩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제품인 마스크팩과 기초화장품의 인기가 많다”면서 “화장품박람회를 가면 한국화장품 부스에만 바이어와 관람객이 몰린다”고 한국화장품의 열기를 소개했다.

박 대표는 “한국의 기능성 화장품이 굉장히 뜨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규모의 기능성화장품 회사의 성장전망이 밝다”고 소개했다.

그는 홍콩시장에서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화장품이 외면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성들이 일본 방사능 유출사고 이후 극도로 예민해졌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중국인들은 자국산 화장품과 아기용품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못믿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표는 충북도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그는 “제주도의 경우 나 같은 사람도 도지사가 직접 만난다”면서 “충북의 자치단체가 보다 더 기업들의 이해와 요구를 잘 헤아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안태희기자

/홍콩 안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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