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대신 협동조합 유치해야”
“대형마트 대신 협동조합 유치해야”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5.04.30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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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는 지금 유통 전쟁중 <4> 인터뷰 조규호 서원대 교수

정부·자치단체 `대기업 위주 정책' 전환 시급

대형마트·전통시장 판매 품목 구분해야 상생

리더역량 부재로 전통시장 위축 …  역량 키워야

 

지역유통자본과 외지자본 간의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청주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역유통산업 분야의 권위자인 조규호 서원대 교수(경영학과)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상생, 대형마트의 입점 대신 유통협동조합 육성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조 교수는 서강대 경제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친 후 충북대 대학원 경영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지난 1995년부터 ‘청주 원조 삼겹살전문점 활성화 전략’ 등 다양한 특강과 매장관리 현대화 등 100여건의 컨설팅을 해온 유통산업전문가다.

- 요즘 청주테크노폴리스에 코스트코가 들어오느냐, 옛 청주연초제조창 부지에 대형유통자본이 들어오느냐로 시끄럽다. 이에 대한 견해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바꿔야 한다. 유럽의 경우 마트가 신설될 때 50%는 대형협동조합이 들어온다. 협동조합 운영회를 만들어 지역주민을 주인으로 뽑는다.

청주테크노폴리스내 유통시설용지의 경우도 지역유통업자들이 조합이나 연합회를 만들고 부담되지 않는 적은 액수를 투자해 운영하게 하면 된다. 지자체 40%, 지역상인 30%, 대기업이 30% 이런 식으로 지분을 투자하고 대기업으로 부터 경영노하우를 받을 수 있다.

- 현실성이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규정을 만들고 권고안을 만들어 안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대형마트 혼자 운영하게 하지 말고 지자체가 주체가 되고 대기업이 경영을 맡아 대기업, 지자체, 지역상인회 모두가 지분을 가져 배당을 나눠받을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통제에 따르지 않는 입주업체는 내보내면 자생력이 커진다.

- 대형 외지자본의 진출도 문제지만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에도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대안은.

△전통시장 운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협동조합, 연합회 또는 공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육거리전통시장관리공단과 같은 지역공사 형태의 공기업을 만들면 좋겠다. 좋은 예로 서울 동대문구의 두타나 밀레오레인데 이곳의 관리주체가 지자체다. 책임경영자는 민간 전문인이어야 한다. 공무원 출신이 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공적조직과 민간기업의 경쟁체제는 다르기 때문이다.

- 현실적으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상생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아예 불가능한 것인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상생하려면 두 유통시장 간에 판매하는 아이템을 구분지어야 한다. 대형마트는 전자상품과 우리 지역에 나지 않는 것들을 판매하고 전통시장은 지역농산물을 판매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또한 대형마트는 지역에 법인을 두고 지역경제에 기여해야 한다.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서울에 법인세를 내고 있는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지역의 쇠퇴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농협충북유통은 본사가 청주니까 여기서 법인세 내고 소득을 창출하지 않나.

- 또다시 원론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뭔가.

△우선 시장 상인 본인들이 열심히 하지 않는다. 자생력이 떨어진다. 스스로 경영·서비스 마인드를 갖지 않고 상품개발에 대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위생관리와 친절한 서비스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사업이 잘되지 않으면 경쟁업자, 대기업, 정부, 경기불황 등 남 탓만 한다.

또한 상인들끼리의 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함께 뭉쳐서 교육도 받고 시장 거리 청소도 하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큰 사업도 벌여야 하는데 서로 협력하지 않고 있다. 이는 위기상황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리더역량의 부재가 큰 요인이다. 카리스마를 갖고 상인들의 응집력, 결합력을 유도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역량을 갖고 있는 인재가 부족하다.


- 그렇지만 대형마트를 가는 소비자들도 전통시장 활성화를 바란다는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안다. 뜻밖이지 않은가

△나도 놀랐다. 특히 대형마트 이용 고객이 전통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상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지역 주민들에게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의리가 있는 것이다. 당장은 시민들도 상품의 다양성, 편한 쇼핑의 기회를 찾기 위해 대형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것뿐이다. <끝>



/손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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