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청주 게릴라 가드닝으로
꽃피는 청주 게릴라 가드닝으로
  • 류진호 <충북생명의숲 사무국장>
  • 승인 2015.04.3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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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류진호 <충북생명의숲 사무국장>

5월 1일은 세계 게릴라 가드닝의 날입니다. 혹시 게릴라 가드닝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늘 봐오던 장소에 어느날 못 보던 작은 화단이 생겼다면 아마도 그곳은 게릴라 가드너가 여러분을 위해 작은 선물을 만들어 준겁니다. 아직은 생소하지만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가드너들이 추진하는 작지만 향기나는 운동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갖고자 합니다.

우리가 아는 ‘게릴라’라는 용어는 ‘작은 전쟁’을 뜻하는 스페인말로 ‘일정한 진지 없이 불규칙적으로 벌이는 유격전’이란 뜻입니다. 그리고 ‘가드닝’은 꽃과 식물들로 정원을 꾸미는 걸 말합니다. ‘게릴라 가드닝’은 누구도 돌보지 않는 땅에 남몰래 식물을 심거나 그 장소를 아름답게 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용어의 생소함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총 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는 모토로 환경파괴가 심화되는 요즘 유럽을 중심으로 30여 개국 7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전 세계적 환경운동입니다.

게릴라 가드닝은 1973년 리즈 크리스티와 그의 친구들이 ‘그린게릴라’라는 이름으로 쓰레기로 가득했던 뉴욕의 한 공터를 꽃밭으로 바꾸는 활동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불법 침입이라는 이유로 땅주인은 이들에게 소송을 걸게 되었고 이에 그들은 아무리 자신의 땅이라도 이웃에게 불편을 끼치고 관리를 하지 않으면서 방치하는 것은 땅에 대한 권리가 없다면서 역소송을 하게 됩니다. 이 소송은 7년간에 걸쳐 지속되었고 결국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사회적 이슈가 되자 뉴욕시에서 이 토지를 사들여 공공을 위한 정원으로 조성하면서 일단락이 됩니다. 이후 2004년 영국의 리처드 레이놀즈라는 청년이 남몰래 집 주변 버려진 땅을 화단과 정원으로 꾸미고 개인 블로그에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되어 이제는 하나의 문화이자 운동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게릴라 가드닝 운동이 거론되는 이유는 우리 주변에 방치된 자투리땅이 많은데 이런 곳은 쓰레기로 뒤덮여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이런 곳에 정원이 만들어지게 되면 시민들의 의식이 바뀔 것입니다. 똑같은 장소에 쓰레기 대신 꽃이 있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멈추고 꽃을 보며 휴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매일같이 쓰레기를 버리던 장소도 화단이 되어 ‘보고, 감상하는 공간’으로 시민들의 의식은 바뀌게 될 것입니다.

또한 시민들이 행복해집니다. 어느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숲이 가까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 숲이 없는 직장인보다 직무만족도가 높고 스트레스 지수는 더 낮다고 합니다. 연구결과는 사람들 주변에서 꽃과 나무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평범한 거리에서 유쾌한 거리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게릴라 가드닝’은 빈 공간에 꽃밭을 조성하는 것을 말하지만 도로의 공공시설에 꽃밭을 조성해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작품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해외사례를 적극 반영해 주변의 훼손된 시설물이나 흠집을 찾아 작품을 행하고 주변으로 꽃밭을 조성하면 평범한 거리에서 톡톡 튀고 유쾌한 거리로 시민들이 즐기는 거리가 될 것입니다.

도시 골목 골목에 나무와 꽃을 심는 것을 넘어서 다른 사람을 위하여 아름다움을 나누며 삶의 공간을 아름답게 변화시켜서 주변의 많은 사람과 더불어 즐기고 나누며 행복한 공간을 추구하는 것이 게릴라 가드닝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아무도 모르게 한 포기의 꽃과 한 그루의 나무로 나와 가족과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정원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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