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봄날
아득한 봄날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5.04.29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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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정진규

모내기 전 무논 가득 
슬어놓은 개구리 알 도룡뇽 알
동그랗게 다닥다닥 붙어 있는 마알간 유리창
그 안에 새까아만 외눈동자 하나씩
눈 뜨고 있다
바깥을 내다보고 있다
한창이던 찔레꽃 하얗게 눈발 날리고
아득하다
달래간장에 밥 비벼 먹고 나온
심심한 동네 아이들
개구리 알 도룡뇽 알 쪼그려 들여다 보다가
외눈박이다 도깨비 새끼다아
논두렁길 줄지어 내달리는 한낮
 
※ 추억은 그날보다 더 아름답다고 합니다. 포장된 기억 때문이지요. 자연이 배경이 되는 기억의 굴절은 그리움을 동반합니다. 공간이 주는 아릿함이 시공을 초월하게 하니까요. 한줄 한줄 읽어내려갈 때마다 웃음으로 번져오는 동심. 우리 아이들은 훗날 무엇을 그리워하며 추억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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