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詩사랑기차
나를 찾아 떠나는 詩사랑기차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6.11.03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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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랑열차 섬진강 기차마을 방문
제7회 시사랑열차는 섬진강 기차마을이 있는 곡성역을 향해 달려갔다.

가을햇살의 영롱함은 가슴에 무지개로 걸리고 웃음소리는 하늘 가득 푸름으로 퍼졌다. 유년의 아스름한 추억을 꺼내보게 했던 봉숭아꽃물을 손톱에 들이는 순간 시집간 막내고모가 미소를 지으며 마음의 옆자리에 앉는다.

집안의 나쁜 기운과 귀신을 쫓는다 하여 울밑이나 장독대 근처에 많이 심었던 봉숭아 꽃. 그 꽃을 손톱에 물들여 보면서 옛추억에 잠겨 시간 가는줄 몰랐다. 봉숭아꽃물로 아름답게 물들여진 손톱을 첫 눈이 올때까지 간직하면, 아름다운 사랑이 찾아 올거라는 막연함에 가슴 한구석 설렘으로 남겨두고 허난설의 시를 읊조려보았다.

'빨간 꽃잎사귀 찧어내어 꽃잎에 말아

등불 앞에서 곱디곱게 돌돌 묶었다가

새벽에 일어나 발을 걷어올리면

거울에 비치는 밝은 빛을 보는구나

풀잎을 주을때면 붉은 나비 날아 들 듯

거문고 소리에 놀란 복사꽃잎 떨어지네.'

차창너머 또 다른 열차의 움직임을 보면서 문득 사람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자신만의 길을 만들며 한줌 흙으로 돌아가는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기차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살고 살아가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고, 어떻게 살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제7회 시사랑열차에 탑승한 사람들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기에 가족 사랑에 흠뻑 빠져 곽재구 시인의 따뜻한 난로가 있는 사평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끔은 별것도 아닌 것에 목숨을 걸고, 별것도 아닌 것을 별것으로 만들려는 그런 사람들에게서 상처를 받으며 살아갈 때도 있지만, 시사랑열차 안에서 봉숭아꽃물 들이기와 마술을 펼쳐주신 아동문학가 오하영 선생님의 순수한 마음은 동심의 세계를 닮으려고 노력한다. 호기심과 신기한 눈으로 마술 같은 세상을 살면서 더러는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버리지 못할 꿈과 희망을 싣고 인생의 열차는 오늘도 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 하루 시를 낭송하고 문학강연을 펼치는 목적도 중요하였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참여하신분들 각자에게 자신이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고, 자신의 행복으로 가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드렸다는 점에서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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