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학자 김예식의 '이야기 天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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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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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고불 맹사성의 公堂問答 外(1)

Ⅰ. 용인 객주 집에서 있었던 일

영남부자가 녹사시험을 보기 위하여 서울로 가는 길에 용인 객주집에서 호화판 유숙을 한다.

이때 한 구석방에 늙은이가 있는 것을 보고 영남부자가 부른다.

우리 같이 유숙하는 처지니 놀이나 하자고 했다.

문답 놀이의 제목은 '공'자와 '당'자.

촌로(村老)로 밖에 보이지 않은 맹사성에게 먼저 하라는 교만한 영남선비에게.

맹사성= "서울 무슨 일로 가는공."

영남젊은이= "녹사시험 보러 간당."

맹사성= "내가 공이 뽑히도록 해줄공."

영남젊은이= "하하, 그렇게는 못한당."

그런 일이 있은 후 헤어져서 서울 시험장에 와서 맹사성과 영남부자는 시험관과 학생으로 마주 앉았다.

맹사성= "그래 어떤공."

영남젊은이= "죽여지이당."

그 자리에 참석한 관료들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맹사성은 그 교만했던 젊은이를 합격시켰다.

그리하여 영남 젊은이는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훌륭한 녹사가 되었다는 유명한 일화는 맹사성의 '공당문답(公堂問答)'이다.

Ⅱ. 소를 타고 고향가는 맹사성

고불 맹사성은 고향인 온양에 노부(老父)가 병환으로 고생하신다는 전갈을 받고 의정부 찬성사(議政府 贊成事)를 사임하고자 세종대왕(世宗大王)을 알현한다.

"전하! 자식된 도리를 다하고자 사직하고자 하옵니다. 윤허하여 주시오소서."

세종은 생각에 잠겼다.

"고불! 이렇게 하면 어떻소"

"."

"경과 함께 전의를 온수현에 보내어 경의 부친을 진맥케 할 것이며, 또한 약을 내릴 것이니, 경은 다시 올라와 정무를 살펴봄이 어떠하시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그럼 곧 온수현에 다녀오도록 하시오."

맹사성은 곧 한양을 떠났다. 언제나 그러하듯 소등에 올라탔다. 노복 둘과 전의를 데리고 가는 행차는 단촐했다. 어느 누가 보아도 종1품 의정부찬성사의 행차가 아니었다.

<다음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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