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산성 옛길을 아시나요?
상당산성 옛길을 아시나요?
  • 반기민 <충북대학교 산림학과 겸임교수>
  • 승인 2015.04.2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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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반기민 <충북대학교 산림학과 겸임교수>

청주의 중요한 문화유산 중에 상당산성이 있다. 이 산성에 올라가는 길은 걸어서 오르거나 차를 타고 올라가는 길이 여러 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청주국립박물관에서 동물원과 명암약수터를 지나 올라가면 산성고개와 만나는 길이 있다. 이 길은 경사가 급하고 구불구불하여 위험한 길이었지만 청주에서 차를 타고 올라가려면 이 길을 지나야 했다. 

이 길은 상당산성과 청주를 잇는 옛길로 해방 후 낭성, 산성과 청주를 잇는 지방도로 이용됐고, 2009년 4차선 대체우회도로가 개통되면서 차량통행이 급격히 줄어들자 노선이 폐쇄되었다. 이후 시민들의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해 상당산성옛길 복원사업을 진행하여 2014년 11월에 준공, 개통하였다. 

2.5㎣의 길을 3가지의 테마로 구분하여 조성하였는데 힐링길은 시민들의 일상에 지친 몸을 치유하는 길로, 회생길은 훼손된 자연을 되살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한 길로, 흔적 길은 지역성을 표현한 길로 명명하였다. 

이 옛길은 걷는 길이다. 2.5㎣의 거리를 천천히 걸어서 올라갔다가 내려올 수도 있고 산성까지 걸어가면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명암약수터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올라가게 되는데 힐링길-회생길-흔적길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볼거리들과 쉼터를 곳곳에 배치하였다. 오르는 길은 과거 차량이 다니던 길을 그대로 활용했다. 

급경사지에서 나타나는 물길을 고려해 패이는 현상을 막고자 기존 도로를 유지하였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일부 경사가 완만한 구간은 비록 사후 관리를 하더라도 흙길을 조성하는 것도 고려해보면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옛길은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를 담고 있다. 60여 종의 나무와 꽃들에 대한 것과 청주지역의 전설 12가지를 읽어 볼 수 있게 안내판을 설치하여 놓았다. 아이들과 같이하면 즐거운 길 여행이 되리라 생각된다. 아이들과 동물원이나 어린이회관을 방문하고 잠시 시간을 내어 걸으면 아이들이 또한 행복한 추억을 간직할만한 길이 될 것이다. 

숲을 조성하고 나서 돌아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어릴 때부터 청년기까지 버스로 혹은 걸어서 올랐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차를 타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멀리 내려다보이는 경관만이 기억에 남아 있다. 이곳이 더욱 청주시민들의 사랑받는 장소로 그리고 추억을 남기는 장소로 남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생각해보았다. 

주변의 숲을 활용하여 산림교육과 문화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청주에서 숲과 계곡이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큰 계곡은 아니지만 늘 물이 흐르는 곳이기 때문에 옛길에는 볼거리들이 많다.

다양한 생물종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숲 유치원들이 많이 생겨나는데 실제로 숲에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청주에서는 이곳을 잘 정비하고 조성하여 숲의 활용도를 높이면 좋을 것이다. 

그 하나로 숲을 안내하고 소개하는 숲 해설가나 방문객들이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인 쉼터 혹은 안내소를 주차장 부근에 설치하고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면 좋을 것이다. 이곳에 옛길을 소개하는 안내 리플릿이나 간이응급실 등이 마련되어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면 더 질 높은 옛길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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