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역 명칭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
오송역 명칭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
  • 장선배 <충북도의원(청주 3)>
  • 승인 2015.04.1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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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선배 <충북도의원(청주 3)>

지난 2일 호남고속철도 개통로 오송역은 명실공히 고속철도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역으로 자리잡게 됐다. 오송역은 국토 X축 간선망의 핵심역이자 세종시 관문역으로 지역발전을 앞당기게 될 전망이다. 

이런 오송역이 최근 명칭 변경 논란에 휩싸였다. 이름을 바꾸자는 쪽은 청주청원이 통합한 만큼 ‘청주오송역’으로 하자고 한다. 오송의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청주오송역으로 바꾸면 외지인들에게 오송역 위치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논리다. 

반대하는 쪽은 오송이라는 지명이 갖고 있는 역사성과 발전 가능성, 브랜드 가치를 고려할 때 명칭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송역 명칭을 바라보는 관점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필자는 오송의 발전과정, 현재의 위상, 또 미래의 모습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했으면 한다. 오송이 청주는 물론 충북 전체의 발전과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고려했으면 좋겠다. 

먼저 오송이 발전해 온 과정을 보자. 본격적인 오송 개발은 1994년 충북의 요구로 보건의료분야 첫 국가산업단지인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지정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충북도는 당시 이름도 생소했던 바이오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채택했고 세계 3대 바이오밸리 조성을 목표로 세웠다. 도는 2002년 오송세계바이오엑스포를 개최해 바이오산업 발전 토대를 구축했고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도 이끌어 냈다. 2010년에는 식약청과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6대 보건의료 국책기관이 오송으로 이전해 국내 최초의 산·학·연·관이 집적된 바이오 생명공학클러스터를 구축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오송 인근에 행복도시(세종시) 건설이 추진됐고 2003년 경부고속철도 오송역 설치, 2006년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설치가 확정됐다. 

오송은 국책사업과 고속철도역 유치를 기반으로 바이오생명산업을 특화시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지난 20여년 동안 ‘오송하면 바이오, 바이오하면 오송’라는 등식이 성립하도록 힘써 왔고 많은 성과도 거뒀다. 지금도 오송제2산업단지 조성과 임상시험센터 구축 등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오송역 명칭을 바꾸는 것은 지금까지 쌓아온 ‘오송 바이오’의 명성을 버리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오송역을 굳이 바꿔야한다면 지명을 합친 ‘청주오송역’이 아니라 조금 길더라도 ‘오송바이오밸리역’이나 ‘오송바이오역’으로 특화산업을 강조하는 것이 백번 낫다. 

오송역은 앞으로 바이오와 관련한 세계 기업인들의 통로가 될 것이다. 세계적인 바이오밸리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시각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Cheongju보다는 Osong이 인식하기 쉽다. 세계적인 바이오밸리로 키워 나가기 위한 지명의 경쟁력은 오송이 훨씬 더 높다고 할 것이다. 

오송역의 인지도가 낮다는 단점은 앞으로 우리가 노력해서 극복해야 할 사안이다. 폐쇄 위기에 처했던 정동진역이 드라마와 연계관광 코스 개발 등의 노력 덕분에 지금의 명성을 얻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오송 바이오산업의 발전이 곧 청주의 발전이고 충북의 발전이다. 오송역 개명 논란을 하루 빨리 마무리하고 오송역의 기능 강화와 오송 바이오밸리 육성을 위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초창기 오송생명산업단지를 추진했던 이원종 전 지사가 오송역 개명 논란에 대해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한 말이 정곡을 찌른다. 

“오송바이오가 자리 잡는데 십수년이 걸린 상황에서 오송바이오와 직접 연결된 오송역 이름을 바꾸는 것은 자해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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