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 동종 되살린 명장 원광식씨
낙산사 동종 되살린 명장 원광식씨
  • 박병모 기자
  • 승인 2006.11.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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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대왕 신종 재현도 반드시 이룰 것"
지난해 4월 대형산불로 인해 녹아버린 낙산사 보물 479호 동종(銅鐘)이 주철장 무형문화재 원광식씨(64·사진)에 의해 복원됐다.

주철장 원씨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자동차 정비일을 배우기도 했지만, 적성에 맡지않아 21세가 되던 해 8촌 형 원국진씨가 운영하던 '성종사' 종 만드는 작업장에 들어갔다. 당시 성종사는 주로 교회와 학교 종을 제작했다.

선배들로부터 매를 맞아가며 배웠던 기술이 한창 무르익어 갈 무렵 1969년 원씨에게 첫 시련이 찾아왔다.

1000도가 넘는 용광로에서 쇳물이 튀어 한쪽 눈을 잃었다.

한쪽 눈을 잃은 뒤 성종사를 떠나 농사를 짓는 등 방황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나 종과의 인연을 못 끊고, 머리를 삭발하고 수덕사에 들어가 대웅전이 보이는 한 구석에 주물공장을 세운 뒤 3년여를 보낸 끝에 '종소리가 30리를 간다'는 수덕사의 종을 완성했다.

원씨는 지난 2000년 '대한민국 명장'의 호칭을 얻었고, 이듬해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원씨는 또 지난해 9월 진천군 종 박물관에 종 157점을 무상 기증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원광식씨는 현재 진천군 덕산면 합목리 7000여평의 대지에 50여톤이 넘는 종을 제작할 수 있는 최신 용해설비와 주조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편, 무형문화재 원광식씨는 "남은 인생은 신라, 고려의 종을 복원하는데 바칠 것"이라며 "성덕대왕 신종 재현의 꿈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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