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정도 120주년 준비
충북정도 120주년 준비
  • 김기원 <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 승인 2015.04.0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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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기원 <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내년이면 충청북도가 출범한지 120년이 된다. 충북정도 120주년, 충북도청 개청 120주년을 맞는 것이다. 충청도라는 지역명이 이 땅에 처음 등장한 것은 1106년 고려 예종 원년 때였다. 

그 후 역사의 물줄기에 의해 행정구역과 행정구역명이 변천을 거듭했는데, 오늘날 충청북도라는 광역행정구역명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1896년 8월 4일 전국을 13도로 개편하면서부터이고, 충주에 도청을 두어 첫발을 내딛었다. 

충주와 청주와 공주를 축으로 약 800여 년을 충청인으로 살았던 도민들이 이렇게 충청북도와 충청남도로 분할되어 산지 어언 120년이 되었다.

120년은 60갑자를 두 번이나 돈 참으로 의미 있는 기간이자, 결코 적지 않은 역사이다. 그 의미를 공유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예비하는 것은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당연한 의례이며 성숙된 자세이다. 그러므로 충북도는 120년을 맞는 의미 있는 사업과 이벤트를 마련해야 한다.

20년 전인 1996년에 ‘정도 100년’ 기념행사를 성대히 한바 있다.

민선 1기인 주병덕 지사 때인데 기념식과 함께 타임캡슐을 묻는 등의 이벤트를 했다. 허나 관주도의 표피적인 행사에 그쳐 도민전체를 아우르지 못했고, 철학과 문화의 빈곤으로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

정도 120주년이 1년여 남짓 남았다. 하여 충북도에서 잘 준비하고 있으리라 믿지만 노파심에서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준비자체를 관주도로 하지 말고, 전국대비 충북경제 4%달성 운동과 같이 민·관·정이 참여하는 준비 위원회를 구성해, 도민의 눈높이에 맞춰 시대의 눈높이로 기획하고 연출했으면 한다. 160만 도민들이 참여하고 자축하는 그리하여 도민들의 자부심과 긍지가 애도심의 에너지로 결집되고 승화되면 좋겠다.

둘째, 충북의 혼과 충북인의 기개를 드높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관련 세미나나 학술회의 등을 지역별로 개최하고, 언론 등을 통하여 거도적인 캠페인을 하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이다. 

셋째, 예총·민예총·문화원 등 문화예술계가 주관하는 120주년 맞이 문화예술이벤트가 지역마다 다양하고 풍성하게 열렸으면 한다. 창작 전시 및 공연은 물론 충북인의 세시풍습과 민속놀이를 재현하고, 관광문화상품으로 재창조하는 노력을 병행하면 금상첨화다.

넷째, 역대도지사 애장품 및 주요업적 전시회 등 도정관련 이벤트도 마련했으면 한다. 그를 통해서 충북의 발전상과 미래상을 반추해보는 것 또한 의미 있을 것이다.

다섯째, 도민들이 영충호 시대와 충북경제 4%시대의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퍼포먼스를 했으면 한다. 영동에서 단양까지, 단양에서 영동까지 고루 닿으면 좋으리라. 

이상 다섯 가지 주문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최소한 1년 이상의 준비과정을 거쳐야 나올까 말까 하는 어려운 과제다. 시간이 없다. 지금이라도 TF팀을 구성해서 하든, 부서별·직무별로 나누어 하든 면밀히 준비해야 한다.

아무튼 올해는 민선6기 2차 년도로 도민들께 일로 답하는 해이고, 내년은 정도 120년을 자축하고 웅비의 나래를 펴는 해이다.

웅비의 나래를 잘 펴려면 예열을 잘 해야 한다.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됨으로써 KTX오송역이 경부-호남 분기역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그 오송분기역을 쟁취한 도민들이 바로 충북인들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사막에서도 꽃을 피울 줄 아는 도민들이므로, 자랑스러운 새 역사를 창출하리라 믿는다.

아무쪼록 충북도는 정도 120주년이 충북역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도록 잘 준비하기 바란다. 충북정도 120주년이 시대의 파고를 타고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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