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던 진달래는 어디로 갔을까?
흔하던 진달래는 어디로 갔을까?
  • 우래제 교사 <청주 원봉중학교>
  • 승인 2015.03.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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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우래제 교사 <청주 원평중학교>

봄이 되면 가고 싶은 곳이 많다. 봄기운 알아차리고 제일 먼저 피는 복수초 보러 가고 싶고, 봄바람 맞아 피는 변산아씨 변산 바람꽃 보고 싶고, 풍도에서 바닷바람 따라 피는 풍도 바람꽃도 보고 싶고, 노란 꿀샘 끝에 달고 가냘프게 피는 너도 바람꽃과 흰색 분홍색 청색으로 피는 노루귀를 보러 여기저기 가고 싶다. 봄은 수많은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벌·나비를 유혹하고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 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 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김소월이 시 ‘진달래꽃’을 지을 때 진달래 철쭉은 우리의 산에 피는 대표적이 꽃이 아니었을까 한다. 필자가 어렸을 때에도 낮은 산이건 높은 산이건 지천으로 널려 피던 것이 진달래, 산철쭉, 철쭉이었다. 지금도 진달래 산철쭉이 많지만 예전처럼 흔하지 않다. 왜 그럴까?

예전에 가정의 연료는 대부분 나무였다. 그래서 겨울이면 지게 지고 먼 산까지 가서 나무를 해와야 했다. 그 결과 산에는 큰 나무가 자랄 여우가 없었다. 덕분에 키 작은 나무인 진달래 산철쭉 철쭉 등이 잘 자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적당한 빛을 필요하는 여러 가지 키 작은 식물들이 살 수 있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산나물 종류가 많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가정의 연료가 석탄, 석유등 화석 연료로 바뀌면서 우리 산은 키 큰 나무로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됐다. 그런데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산림녹화의 이면에 또 다른 고민거리가 있다.

독일의 흑림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인공림이다. 그런데 한 종으로만 심어 생물 다양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이제는 자연림으로 바꾸고 있다고 한다. 우리 숲도 인공조림을 한 곳에 가 보면 식물 종이 아주 단순함을 금방 알 수 있다. 진달래 산철쭉이 키 큰 나무의 숲에 가려 점점 없어지듯이 숲이 너무 단순해지는 것도 좋은 것이 아닐 것이다. 이제는 생물 다양성을 고려한 숲 관리가 필요한 시기가아닐까? 아직도 숲에서 산괭이눈이 노란 금분 칠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산에 가 꽃들의 속삭임을 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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