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지킨 서정진 회장 … 셀트리온 앞날은?
약속지킨 서정진 회장 … 셀트리온 앞날은?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5.03.2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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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 바이오시밀러 사업 본궤도

전문 경영인 체제 전환 적기 판단

경영·소유 분리 운영… 투명성 강화
셀트리온이 설립 13년 만에 오너 경영체제에서 전문 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충북 출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이 올해 전문경영인체제로 바꾸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셀트리온은 코스닥 시장에서 다음카카오와 1, 2위를 다투면서 악성루머와 주가 조작 등으로 논란을 겪은 만큼 전문 경영체제 전환을 통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셀트리온은 지난 20일 인천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서정진 회장에서 기우성·김형기 사장으로 변경했다. 두 공동 대표는 생산, 품질, 임상 허가부문과 경영관리, 재무, 연구개발 등을 담당한다.

앞서 서정진 회장은 “축성의 시기가 완료되고 수성의 시기로 전환되는 2015년에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꾸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이에 올해 서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중장기 전략 구상과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새로 공동 대표에 오른 기우성 사장은 셀트리온 지분 0.09%(9만1442주)를 가지고 있으며 생산·임상 분야를 담당할 전망이다. 김형기 공동 대표는 대우자동차 출신으로 전략기획실장·기획조정실장을 거쳤으며 셀트리온 지분 0.1%(10만7434주)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지난 13년간 셀트리온을 직접 챙겨온 창업자가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겼다는 데 관심이다. 향후 셀트리온의 경영상 변화가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하지만 공동대표를 맡게 된 기우성·김형기 신임 사장은 창업 초기부터 서 회장과 한배를 탄 ‘창업동지’로 당장은 큰 회사 경영상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변화를 통해 셀트리온의 재고 이슈와 기업의 투명성 측면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서 의장은 2013년 4월 돌연 회사 매각을 발표해 투자자를 놀라게 했다. 당시 그는 “공매도 세력 때문에 불필요한 회사자금이 자사주 매입에 투입되고 있다”며 “회사 발전을 위해 조만간 셀트리온 지분을 다국적 제약회사에 팔겠다”고 했다가 이후 번복했다.

이처럼 회사가 논란에 시달리는 만큼 경영과 소유를 분리해 향후 회사에 관한 투명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셀트리온의 핵심 역량인 항체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상장 추진 등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전문 경영인 체제 전환이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미사’는 지난 2월부터 유럽 전역에서 판매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오는 8월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여부도 판가름난다. 전문 경영인을 통해 사업 확장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이 연봉 공개 등 등기임원의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 경영인이 있더라하더라도 오너는 주요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실제 서 의장은 대표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셀트리온의 오너다. 그는 셀트리온의 최대주주(20.08%)인 셀트리온 홀딩스 지분 96.99%를 가지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분담해 회사 운영을 좀 더 시스템화하겠다는 차원”이라며 “서 회장은 앞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아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보다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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