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기도 전에 날개를 꺾이다
날기도 전에 날개를 꺾이다
  • 김태수 <청주시의회의원> 
  • 승인 2015.03.2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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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태수 <청주시의회의원>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도 전에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지경에 처했다. 날기도 전에 날개가 꺾인 것이다.

지난 2012년부터 병원을 위탁 경영해 오던 CNC 재활병원 한수환 원장이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투쟁, 노동 행정관서의 비이성적이고 편파적인 행정지도와 중재·판정, 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규정과 원칙에도 없는 무리한 감사와 형사고발을 한 청주시에게 어떠한 희망도 찾을 수 없다”며 위탁권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지난 1년여동안 파업, 단식, 복귀, 파업을 반복하면서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어 오다가 152명의 입원환자를 뒤로 한 채 경영 포기를 선언함으로써 노사분규는 종지부를 찍겠지만, 상당기간 병원 운영은 파행을 겪을 것이고, 병원의 앞날은 예측불허의 어두운 터널로 접어 들었다.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은 총 사업비 157억원을 투입해 지상 4층(연면적 5178㎡)에 165병상을 갖춘 중부권 최신시설의 노인전문병원으로 개원했다. 첫 민간위탁자는 정산의료재단 효성병원이 맡아 운영하게 됐다. 효성병원은 지역에서 많은 봉사활동과 주민과 함께하는 종합병원으로 명성이 자자해 시민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2009년 9월 개원식을 한지 2년만에 간병노동자와의 노사문제를 이유로 수탁해지 신청을 하게 된다.

그 후 청주시에서는 두번째 공모절차를 거쳐 CNC 재활병원(병원장 한수환)을 민간위탁자로 선정하고 2012년 2월 2차 개원식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개원 2년만인 2014년 3월 임금인상과 노조활동 인정 등을 요구하며 노조가 파업을 시작하면서 병원측과 첨예한 대립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한범덕 시장이 병원을 찾아가 한수한 병원장과 공공운수노조연맹 의료연대본부충북지부 청주시노인전문병원 권옥자 분회장 등 6명의 관계자들과 면담을 했으나 해결점을 찾지도 못하고 양측의 입장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후 별다른 해결점도 찾지 못하고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새 시장의 취임만 바라보게 된다.

이승훈 시장은 취임하자 마자 7월 19일 병원측과 노조측을 만나 현안문제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갈등 해소를 위해 나섰으나 양측의 양보없는 주장으로 실패하고 만다. 그러던 중 국회 보건위에 청주시장이 국감증인으로 채택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기도 했다. 전국에 청주시의 부정적 이미지가 중계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국감장에 선 청주시장을 보는 시민들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픔을 느꼈을 것이다. 

결국 막장까지 몰고 간 첨예한 대립이 가져 온 것은 청주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 폐쇄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당장 152명이 병상에 있다. 노사 양측에는 이들이 볼모였으며, 인질은 아니었는지 돌아 볼 일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다.

오늘의 사태를 지켜보는 청주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바로 청주시민들이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새로운 민간위탁자를 찾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청주시민을 위한 일인 것을. 청주시민은 청주시를 믿는다. 반드시 정상화 시켜 시민건강을 지키고 보살펴 주는 든든한 병원으로 훨훨 날아 오르게 해 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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