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지 동영상, 어떻게 봐야 하나
촌지 동영상, 어떻게 봐야 하나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5.03.22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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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교육청이 2015년 불법찬조금 및 촌지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무료 배포한 촌지 동영상을 두고 말들이 많다.

촌지 동영상에 등장한 교사와 학부모는 교실에서, 주차장에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남몰래 촌지를 주고 받는다. 촌지를 건네지 못한 학생은 교실에서 우는 장면까지 등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동영상이 공개되자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교사들의 자긍심을 실추시켰다”며 조희연 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교사들을 촌지 받는 집단처럼 묘사해 교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지만 촌지를 건넨 경험이 있는 학부모들은 공감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한 지인은 자녀가 초등학교 전교어린이 회장을 맡은 뒤 학교에 300만원짜리 나무를 기증하고 졸업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 갈등을 겪었던 경험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최근 청주 수곡초 학부모들 사이에 새로 부임한 이혜진 교장의 작은 행동이 회자되고 있다. 이 교장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학부모에게 부담을 주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말것을 지시했다. 학부모들에게도 소풍이나 운동회, 체험활동 등 학교에서 진행하는 모든 행사에 교사들의 도시락이나 후원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혜진 교장의 행동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도 이 학교 학부모 일각에서는 “이런 교장도 있네!”라며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교사로서의 당연한 행동을 신선한 충격처럼 느끼는 학부모들의 반응이 오히려 씁쓸함을 남기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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