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조들의 유토피아 충북의 구석기시대 유적들
옛 선조들의 유토피아 충북의 구석기시대 유적들
  • 김명철 <청주서경중학교 교감>
  • 승인 2015.03.1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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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역사기행

김명철 <청주서경중학교 교감>

한반도에 처음으로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이 약 70만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돌과 뼈 등으로 도구를 만들어 사냥을 하던 구석기인들이 바로 이 땅의 첫 사람들이다.

충북 북부지역은 강과 산이 잘 어우러져 있어 구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살기 좋은 터전이었다. 남한강은 풍부한 물고기와 기름진 충적지를 제공해 주었고, 석회지대에는 자연스럽게 동굴들이 많이 생기는데, 그 동굴은 선사시대 사람들에게 좋은 집이 되었다. 

한반도 땅에서 사람들이 처음으로 살았던 곳은 단양 금굴이다. 단양읍에서 도담삼봉으로 향하다 보면 강 건너편에 조그마한 굴 입구가 보인다. 굴 안에서 강가쪽으로 바라보는 경치가 아주 뛰어나고 굴 안이 넓어 사람이 살기에 제격이다. 1983년부터 조사된 이 유적은 전기 구석기시대(약 70만년전)부터 청동기시대(약 3000년전)까지 거의 전 시기에 걸쳐 문화층이 차례대로 출토되어 우리나라 선사문화 연구의 표준유적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구석기인들이 방금 떠난 듯한 느낌을 주는 단양 수양개유적도 있다. 남한강이 크게 굽이쳐 흐르는 곳에 수양버들이 늘어진 마을이 있었다. 그곳은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로 지금은 강 언저리에 바닥을 드러낸 채 먼 옛날의 흔적만을 이야기해 준다. 수양개 지역 전체가 선사인들의 숨결이 남아 있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출토된 유물의 종류와 수에 있어서 국내 최대일 뿐만 아니라, 뛰어난 석기들이 많이 출토되어 국내 선사유적 교육의 장으로서 또한 세계적인 구석기시대 유적으로서 평가받는 곳이다. 현재 단양 수양개유적은 사적 398호로 지정되어 보존 관리하고 있으며 이곳에 건립된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은 발굴된 자료들을 정리 복원해 선사문화 체험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구석기인들의 사냥 캠프로 해석되는 구낭굴 유적도 있다. 단양군 가곡면 여천리에 있는 구낭굴 유적은 동굴의 내외부가 비교적 잘 보존된 유적이다. 발굴 결과 남자 어른 것으로 보이는 사람뼈와 석기, 뼈유물이 나왔고, 원숭이 호랑이 불곰 사슴 등 25종의 다양한 동물 화석이 확인되었다. 동물뼈들을 분석한 결과 이곳 유적은 주로 사냥할 때 이용하던 사냥용 주거유적으로 먹이를 찾아 이동하면서 캠프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단양군 매포읍 상시리 뒤편 큰 바위산 아래 상시 유적으로 알려진 세군데의 바위그늘 유적이 있다. 이곳은 구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까지의 문화가 확인됐다. 발굴된 신석기시대 유물 가운데는 서식지가 동남해안지대인 투박조개로 만든 팔찌가 나와 선사시대 사람들의 교류관계를 추정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제천시 송학면 점말마을의 용두산 기슭 병풍바위에 있는 용굴은 1973년부터 8차에 걸친 발굴조사로 구석기시대 문화를 확인했다. 동굴은 크지 않지만 입구가 동남향으로 환히 트여 선사인의 주거지로서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동물화석 20여종과 뼈연모 석기 등의 연모 그리고 선사시대 자연환경을 밝혀주는 식물화석 등 풍부한 고고학적 유물들이 출토됐다. 특히 털코뿔이 앞팔뼈에 새겨진 사람 얼굴 모습은 당시 사람들의 예술과 의식에 관한 문제를 제기해주었다. 남한지역에서 최초로 확인 조사된 구석기시대 동굴유적이라는 점과 함께 선사시대 동식물상에 대한 표준화석을 제공하여 다른 유적의 연대결정에 기준이 되고 있다.

역사의 시작인 구석기시대 유적을 이렇게 많이 남기고 있는 충북지방은 가히 선사인의 유토피아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웰빙 시대를 살아가는 후손들에게 어떻게 우리 고장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지를 숙제로 남겨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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