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 알
감옥 - 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5.03.1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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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정진규
 
  벌레와 물고기와 새들은 두 번 낳는다 낳은 것을 가지
고 다시 낳는다 그 가운데서도 새들이 이상하다 가지고
나온 밖의 뼈를 버려야 속의 뼈대가 생기는 각질의 감옥,
그 手順(수순)을 아무래도 나는 알 수가 없다 더욱 이상한
것은 꽃이다 꽃의 감옥을 만든 다음에 그 향기의 감옥 속에
열매를 맺는 나무들이 아무래도 수상하다 나무들도 두 번
낳는다 無花果(무화과)라는 말을 알고는 있다
 
※ 무심코 생각했던 것들이 툭, 하고 생각을 칩니다. 알을 깨고 나오는 것도, 꽃 속에 열매를 맺는 것도 삶과 죽음의 경계이듯 두 번째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어쩌면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요? 어머니의 배를 빌려 태어난 것, 스스로 자기의 삶을 만들어나가는 각고의 시간은 그들의 두 번 낳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그 두 번째 태어나기 위해 찾아오는 고통이 오늘이라는 것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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