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람되도록 키우는 참 역사교육
사람을 사람되도록 키우는 참 역사교육
  •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 승인 2015.03.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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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7년의 시간을 돌아서 다시 학교로 왔다. 2008년부터 장학사로 충청북도교육청에서 5년간 중·고등학교의 교육과정 업무를 수행했다. 그 후 2년간 교육과학연구원에서 인정도서와 진로 업무를 맡아서 학교를 지원하는 일을 하다가 학교로 돌아오는데 7년의 세월이 지나야 했다. 

지난 3월 교감으로 발령을 받고 서경중학교에 부임하고, 정신없이 시업식과 입학식, 학부모 설명회를 추진하고, 오늘에야 그렇게 그리워하던 수업을 하고 있는 교실을 돌아보았다. 마침 후배 교사가 역사 수업을 하는 교실에 내 발걸음이 자동적으로 멈추었다. 창문 너머 교실 안쪽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자신도 모르게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 후배 교사가 아니라 내가 수업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했다. 

나는 역사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에 던지는 질문이 있다. “역사란 무엇일까? 우리는 역사공부를 왜 해야만 할까?” 초등학교 때부터 역사를 공부한 아이들이지만 대답을 하는 아이들은 별로 없다. 이때 나는 “한번 빠진 구덩이에 두번 빠지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공짜는 없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학생들과 함께 큰 소리로 복창을 한다. 

역사 공부란 역사의 내용을 얼마나 많이 암기하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속에 살고 있는 자신을 느끼고, 자신이 얼마나 역사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성찰하도록 하는 것이 역사 교육의 참 모습일 것이다. 

이어서 우리고장 탑동에 대해서 설명한다. 왜 탑동일까? 탑동을 알고 있는 학생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고려시대 5층석탑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은 알면서 정작 우리 고장의 유적과 유물에는 무관심하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문·이과 통합형교육과정을 추진 중에 있다. 21세기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변화의 방향을 반영한 당연한 조치다. 또한 세계적 변화의 추세를 따르는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에 걸맞게 미래 인재 양성을 선도하는 교육과정이라는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교육과정에는 국가사회적 요구사항과 이념에 부합하는 철학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실현 가능한 사회적 합의와 학생들의 발달단계를 고려한 심리적 기초 등의 토대를 바탕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교육과정을 개정할때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전문가들의 혜안, 고뇌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국사 교과는 더더욱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념투쟁으로 상처를 남기는 교육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정체성과 자긍심, 그리고 균형잡힌 역사관에 따른 교육과정이 구성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은 역사과목을 필수로 가르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사가 수능의 필수과목으로 지정된 것은 매우 반갑고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2009년 개정된 교육과정에서 국사는 한국근현대사 과목과 통합되어 한국사로 과목명이 변경되었다. ‘국사’라는 명칭 자체에서 풍기는 국가주의적 관념을 부드럽게 만든다는 취지는 좋지만 국어를 한국어로 바꾸지 않는 것처럼 한국사도 국사로 남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역사는 우리의 뿌리이고,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역사를 아는 민족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단재 선생님의 말씀처럼 역사 교육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자신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도록 다짐하고 결단하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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