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공청회
‘뒷북’ 공청회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5.03.0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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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난달 23일 진천군의회 소회의실에서 ‘진천 단설유치원 부지변경(안) 의견 수렴 공청회’가 열렸다. 단설유치원 설립 부지를 둘러싼 토론회였다. 이 문제는 학부모들과 사립유치원, 교육청 등이 수년째 공방을 벌이면서 지역에 논란이 됐다. 현재는 옛 신덕초등학교 확정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학부모들은 진천읍 장관리의 옛 우시장 터가 단설유치원 설립 적지라고 주장해 왔다. 그래서 교육청도 이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진천축협이 부지를 팔지 않겠다고 하면서 일이 어긋났다. 도교육청이 다른 부지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날 공청회에는 진천축협의 박승서 조합장이 참석했다. 박 조합장이 부지를 매각하기로 했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이후 진행된 공청회는 옛 우시장 부지 찬성 일색이었다. 그래서 이번 공청회 배경에 진천축협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참석자들이 많았다.

단설유치원 설립 부지는 옛 신덕초등학교로 이미 결정돼 행정절차가 모두 끝나고 도의회 통과만 남겨 두고 있다. 공청회에서 부지를 바꿔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더라도 받아 들여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교육청 행정과장도 공청회에서 “교육감도 주민들이 계속 반대한다면 진천에 단설유치원 건립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며 재론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뒷북’공청회였던 셈이다.

진천축협은 가까운 곳에 단설유치원이 설립되기를 원했던 학부모들의 바램을 외면했다. 지역교육 발전보다 조합 이익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단설유치원 설립이 늦어지면 피해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왜 축협이 좀더 빨리 입장 번복을 못했을까” 공청회 현장에서 느낀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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