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대한민국을 위하여
정직한 대한민국을 위하여
  • 조원오 <원불교 충북교구장>
  • 승인 2015.02.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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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정직, 윤리의식 지수가 점점 낮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의 조사결과 직장인들의 정직지수는 100점 만점에 58.5점으로 지난해 청소년들의 정직지수 74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 조사결과를 보면 ‘10억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교도소에 가도 괜찮다’는 물음에 63.2점, ‘돈 계산이 잘못되어 나에게 이득이 되면 그냥 넘어 간다’는 항목의 정직지수는 57.4점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의 정직지수를 세대별로 살펴보면 19~29세 젊은 층이 50.6점으로 가장 낮은 반면 30대 52.9점, 40대 60점으로 나이가 들수록 정직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요즘 ‘정직하면 오히려 손해 본다’ ‘정직은 바보들이나 하는 일이다.’ ‘정직은 무능한 사람들의 자기 합리화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정직과 성실은 모든 덕목의 기본이며 삶의 기초가 된다. 그러나 정직과 성실이란 단어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멀어지고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원불교 정산종사님은 제자들에게 이 나라를 일등국으로 만들라고 강조하셨다.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의 책임이 무겁나니, 이 나라를 세계의 일등국으로 만들라. 일등국을 돈으로나 힘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니, 도덕으로 만들면 이 나라가 세계의 중심국이 되나니라.”(정산종사 법어 도운 편 15장)고 하셨다.

일등국을 만드는 힘이 도덕과 윤리, 정직과 성실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바보처럼 보이고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성공에 이르는 비결은 정직과 성실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직하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 때문에 많은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법과 질서를 지키는 문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한국법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민법의식조사 연구에 따르면 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법대로 살면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아서’ 가 20.1%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15위이며 세계에서 교육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청렴도는 세계 43위로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베트남의 뒤를 따르고 있다.

정직하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사회 전반에 팽배하다면 그것은 법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제구실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직한 사람이 바보취급을 받거나 법과 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이 손해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

고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뒤섞거나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직한 국민, 정직한 정부, 정직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 을미년 새해, 정직한 대한민국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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