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학자 김예식의 '이야기 天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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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0.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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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스캔들의 주인공 사방지(舍方知) (2)
<지난주에서 이어짐>

강릉부(江陵付)에 보현산 보현암이 있다.

그 산밑 마을에 崔 찰방댁(察放宅)에는 무남독녀가 있었는데, 보현암 비구니(比丘尼)중에 수를 잘 놓는 이가 있어 최 규수가 비구니에게 1년 작정하고 수를 배우게 된다.

그런데 6개월 만에 하산한 최 규수는 홑몸이 아닌 임신상태였다.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의 전정을 망치게 되었으니 최 찰방은 대노하지만, 어머니가 조용히 연유를 들은 뒤에 대책을 강구하자고 하여 최 규수의 경위를 듣게 된다.

최 규수에게 수를 가르치던 그 비구니는 양성(兩性)의 여자로 밤이 되자 최 규수를 범하게 되어 임신까지 이른 사연을 알게 된다.

이야기를 들은 최 찰방은 강릉 관아게 고변을 하였는데, 부(府)에서는 즉시 보현암 비구니를 잡아 문초를 하면서 몸 검사를 하지만 젖가슴, 하체 등을 면밀히 검토하니 여자로서 하자가 없음을 확인하게 되고, 최찰방의 고변을 일단락 지을 즈음, 강릉에 낙향한 김교리(金校理)가 내방하여 사건의 일단을 들은 뒤 옛글 한 대목을 소개한다.

'法用鹽水에 侵陽根之上하고,

以黃拘砥之면 陽道逆出이니라' 한다.

다시 앙탈하는 문제의 비구니를 형틀에 매달고 소금물로 비구니의 아랫도리를 담그게 하고 누렁이(개)를 핥게 하니 비구니의 양경이 발기하기 시작하였다.

강릉부사는 판결하기를 "비구니의 소행이 인도를 어지럽힌 처사인고로 비구니는 죄로 다스릴 것이나 최 규수는 아이를 낳게 하라"고 하였다.

최 규수는 집을 뛰쳐나와 방황하다 길에서 해산을 맞게 된다.

이때 건장한 벙어리 사내에게 구원을 받아 세상에 태어난 것이 사방지(舍方知)이다.

집으로 사방지를 데리고 온 이순지는 과부가 된 딸과 별당에서 살게 한다.

남자를 아는 이 과부는 사방지와 동성연애를 시작하게 되고 밤마다 운우지정을 맛보게 되나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은 바로 사방지가 여자이기 때문이다.

이 과부는 사방지와 함께 삼각산 내원암에 기도를 드리러 간다. 내원암에는 비구니가 20명정도 수도를 하는데 사방지가 내원암에 오르내린지 2년 내원암 여승 20여명을 간통하여 여승들은 사방지가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기다리다 아니 오면 이순지의 집에까지 서슴없이 찾아오는데 사흘이 멀다하고 찾아와서 밀회를 즐긴다.

비구니중에 하나가 여겸 방에 사는 김중현의 여종이였고, 밀회장소가 김중현의 집이였다.

김중현의 처 宋氏가 사방지를 찾는다.

며칠 후 친정어머니의 생일에 옷 몇 벌을 지어드리려고 한다면서 옷을 지어 달란다.

"그렇게 하지요."

"오늘이라도 할 수 있으면 내 집에서 먹고 자며 일을 하게."

계집종들 방에서 바느질을 하고 계집종과 같이 자면서 사방지는 계집종들을 한꺼번에 범하곤 수시로 드나들다 마침내는 송씨부인도 범한다.

송씨부인의 천거로 여경방 이웃에 사는 고 학생 김구석(故 學生 金九石)의 처와도 간통을 하고 장안의 무수한 사대부 아녀자를 농락했다는 사방지(舍方知).

그리하여 세조실록에까지 등장한 조선시대 가장 큰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렇다면 부용산(芙蓉山) 아래 어딘가엔 묘사총(描蛇塚)이 있을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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