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 더는 멍들지 않아야
상아탑 더는 멍들지 않아야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5.02.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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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아탑. 속세를 떠나 오로지 학문이나 예술에만 잠기는 경지라는 뜻으로, 대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충북의 상아탑이 일부 교수들의 제자 성추행으로 시퍼런 멍이 들고 있다. 활짝 피어나야 할 꽃 같은 학생들은 상처만 가득하다. 

그 누구보다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수들이 ‘스승’으로서의 책무는 잊은 채 제자 추행 등 성관련 비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는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도내에서 일어난 범죄만 봐도 비리 수위를 짐작게 한다. 여제자들을 노리개로 삼아 추태를 일삼고, 술에 취해 잠든 제자들을 추행한 것도 모자라 알몸까지 촬영했다. 학생을 가르치는 ‘스승’이 아닌 제자를 위협하는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교수들의 비위가 근절되지 않는 데는 ‘솜방망이’ 처벌이 한몫한다.

교수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필벌’이 무엇보다 엄격히 이뤄져야 한다. 

느슨한 처벌은 교수들의 비위행위를 돕는 꼴이 된다. 공정하고 객관적이면서도 엄격한 처벌만이 악순환을 끊는 해결책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수사기관을 통해 알려진 사건 말고도 교육현장에서 이뤄지는 성 관련 피해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곪을 대로 곪다가 터져버리고 나서야 뒤늦게 수습하는 대학 측이 이젠 문제의 싹을 미리 잘라버리는 선제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

함량 미달의 교수 때문에 교직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철저한 인물검증도 필요하다. 대한민국 교수사회 전체가 청렴하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충북만큼은 교수들로 인해 상아탑이 흔들리지 않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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