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내민다고 뭐랄 사람은 없으나
얼굴 내민다고 뭐랄 사람은 없으나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5.02.01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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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선 무효형이 떨어졌으니 이런 저런 말들로 어수선하죠. 두사람만 모이면 앞으로 재판이 어떻게 될지 그 얘기죠.”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영훈 진천군수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된 직후 한 공무원은 기자에게 군청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이번 판결에 공무원들이 초미의 관심을 보이면서 군청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주민들 역시 유 군수의 항소심 등 앞으로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 등에서 지역갈등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유 군수는 지난달 25일 간부회의에서 “공무원들은 법원 선고에 영향을 받지 말고 한치의 착오도 없이 현안사업과 당면업무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군수의 낙마 여부에 관심을 갖는 것은 주민이나 공무원이나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럴때일수록 공무원이 혼란에 휩쓸리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차라리 공무원들이 ‘복지부동’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만큼 공무원의 말 한마디가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재선거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지역 인사들이 지역을 혼란스럽게 해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재선거로 단정짓고 행사장을 누비고 다니는 것은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인사의 처신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면서 지금의 행동들은 오히려 지역의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행사장에 얼굴을 내민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적절한 ‘때’가 문제다. 

표밭을 누비기에 앞서 자치단체장의 무게감을 스스로 격하시키지는 않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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