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생일을 어디에서 맞이할 것인가?
80세 생일을 어디에서 맞이할 것인가?
  • 김필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장>
  • 승인 2015.01.2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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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필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장>

94세 할머니가 춤을 추는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있는가? 

그 정도 연세면 걸음걸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분명히 그 장면을 목도하였다. 다름 아닌 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건강백세 운동교실’에서 말이다.

‘건강백세 운동교실’은 지역 경로당과 복지관 등에 공단에서 전문 강사를 파견하여 어르신을 대상으로 댄스와 체조 등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으로 60~70대는 물론이고 90세 이상 노인들도 참가한다.

앞서 말씀드린 춤추던 할머니는 작년에 뵈었는데 운동을 시작한지 1년만에 평형성과 하지근력, 상완근력이 향상되었고 우울증 지수도 호전되었으며 함께 운동하는 70대와 비교해도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정하여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런가 하면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어서 5년째 OO시설에서 생활하는 68세 노인도 보았다. 휠체어가 없으면 좁은 병실 밖으로도 나갈 수도 없고 평생을 요양보호사에게 의지하며 살 수밖에 없으며 말문을 여는 일조차 쉽지 않아 보였다. 

아흔이 넘어서도 정정한 노인이 있는가 하면 60대에 병원에서 여생을 보내야 하는 노인이 있다니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단 말인가.

우리 국민의 기대여명(평균수명)은 통계청 기준 81.4세(2012년)이나 건강수명, 즉 큰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나이는 70.7세(2011년)에 불과하여 평균 10년가량을 앓다가 세상을 떠나는 결과가 되는 게 현실이다. 누가 그런 노년을 바라겠으며 어느 누가 오래도록 건강한 삶을 원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건강수명을 높이기 위해 무얼 어떻게 해야 할까?

94세 노인에게 장수와 건강의 비결을 물으니 운동교실에 참가한 이후 지팡이를 거의 짚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대답하였다. 운동교실에 참석한 어르신은 대체로 육체적인 건강이 향상되어 정신적 행복까지 누리게 되었다는 사례가 많다. 맞는 말이다. 몸이 아픈데 어떻게 마음의 행복을 느끼겠는가. 따라서 무병장수의 가장 근본적인 조건은 꾸준한 운동이 아닌가 싶다. 

평소 꾸준히 걷기운동만 잘 해도 관절과 심폐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오래 앉아 생활하는 습관을 버리면 사망률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암학회에 의하면 하루 3시간 미만 앉아 있는 여성이 6시간 이상 앉아 있는 여성에 비해 사망률이 37%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었을 때부터 경제적인 노후를 대비해야 하듯이 건강한 노후도 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은 운동을 안 해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은퇴를 하면 재테크를 잘 한 사람과 못한 사람의 차이가 나타나듯 건강 격차도 벌어질 수밖에 없다. 지극히 평범한 말이겠지만 먼 훗날 눈물 흘리며 후회하는 날이 오지 않도록 쉽고 좋아하는 운동을 실천에 옮겨 보자.

또한 음주·흡연·비만·스트레스도 최소화해야 한다. 스트레스의 경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암이 발병하기 쉬운 신체 조건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암의 진행 속도를 증가시킨다. 대부분의 암환자들이 발병 직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는 점이 위 연구를 방증한다.

80세 생일을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맞이하고 싶은가.

집에서 온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 잔치를 열 것인가, 병원에서 간호사의 수발을 받으며 안타까운 생일을 맞이할 것인가. 이 운명적인 갈림길에서 최종 책임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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