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당당한 사람이 부럽다
나이 들수록 당당한 사람이 부럽다
  • 박병찬 <안보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1.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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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안보 칼럼니스트>

모임에 회갑을 넘긴 선배가 있다. 이순(耳順)의 나이임에도 늘 즐겁다. 이렇다 할 직장도 돈도 없으면서 만날때마다 ‘행복하게 살자’고 말한다. 멤버들의 반응은 그저 그렇다. 또 시작하는구나 하는 정도다. 가끔 상황에 맞지 않는 언행으로 분위기를 뻘쭘 민망하게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 선배가 멤버들 중에서 얼굴도 건강도 제일 좋다.

‘행복하게 살자’는 것은 참 좋은 말이다. 모두가 추구하는 삶의 최종 목표일 것이다. 그런데 왜 멤버들은 그 말에 반응이 그저 그럴까? 너무 자주 들어 식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 말을 할 처지가 아닌 사람이 하는 말이라 그 어떤 편견이 작용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핵심은 행복의 기준이 각자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싶다.

어쨌든 행복이 우리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라면 누구나 그 행복을 위해 고민도 노력도 하며 사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행복에는 조건이 있는 듯싶다.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그 어떤 욕구를 충족해야 행복해 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부분 그렇게 보인다.

주변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행복의 조건으로 ‘돈, 명예, 권력, 건강, 대인관계, 직업’등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우선순위는 각자의 가치기준이나 시대적 주변적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대부분 그런 조건이 어느 정도 갖춰져야 행복하다고 말하곤 한다. 모두다 인간의 생리적 욕구나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필요한 조건들이라고 볼 수 있다.

욕구가 ‘무엇을 얻고자 하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는 바람’이라면, 행복은 가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충족할 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즉 가지고 싶은 것을 갖기 위해, 하고 싶은 것을 하기위해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기위해 직업(일거리)이나 건강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 대인관계나 역량(권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며 만족감과 성취감,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때 행복해 질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물론 그 과정이 스트레스나 고통이라면 그 자체는 불행이다.

가끔 젊은이들에게도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를 물어보곤 한다. 이들 대답 또한 비슷하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라는 것이다. 보다 좋은 집에서 살고 음식을 먹고 생활하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얘기였다. 현실적으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나 역시 그렇게 살아 온듯하니 말이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 국민은 대부분 ‘행복=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다, 끊임없이 주변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그들을 이기는 것이 행복해 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여 우리 국민들은 돈을 벌만큼 벌어도 늘 불행하다는 것이다. 즉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것이다. 행복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문제는 돈에 대한 태도, 가치관과 경쟁의식에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가치관과 경쟁의식 말이다. 돈보다 의미 있는 삶을 부자보다 보람 있는 삶을 통해 즐거움과 보람을 만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돌이킬 수 없는 과거나 불확실한 미래보다 당면한 현실에서 남이 아닌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고 거기에 충실해야 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주변의 곱지 않은 이런저런 눈길에도 불구하고 욕심 없이 ‘행복하게 살자’며 언제 어디서나 즐겁고 당당한 모임 선배의 삶이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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