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13세는 왜 씻지 않았나?
루이 13세는 왜 씻지 않았나?
  •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 승인 2015.01.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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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EBS 프로그램에서 ‘루이 13세는 왜 씻지 않았나?’에 대한 방송을 보고 인간의 무지에서 오는 오류를 다시 한 번 느꼈다. 루이 13세는 7살 될 때까지 목욕을 시키지 않다니 말이 되는가? 자신의 몸에서 나는 체취가 선대에서 물려받은 것으로 생각했다니. 목욕을 하지 않을 것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다. 그 당시에 목욕하지 않았던 이유는 흑사병이 유행 때문이었다. 중앙아시아와 인도에서 발생한 흑사병은 1347년 터키에서 온 배에서 쥐들이 돌아다니면서 시작됐다.

흑사병은 예르시나아 페스티스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일어나는 병으로 토양 속에 있는 박테리아가 쥐에 감염되고 쥐의 털 속에 있는 벼룩이 혈액을 먹고 이 벼룩이 사람에 접촉해 박테리아를 옮긴다. 그런데 유럽 사람들은 물에 의하여 흑사병이 옮겨진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목욕을 멀리하게 됐다.

중세시대에 유럽은 약 2500만 명이 이 병에 의해 죽었다. 또 몽골군은 흑사병에 걸린 사람을 투석기로 성안에 던져 놓아 성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병을 감염시키는 생물화학전을 사용하였다. 무시무시한 병이다. 접촉이나 벼룩이 옮겨져 전염되기 때문이다. 많은 유럽 사람들은 물에 의해 이 병이 옮겨진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목욕을 멀리하게 됐고, 더러워졌으며 벼룩이 살기에 좋은 환경이 됐다. 급속하게 유럽에 번졌으며 사회, 경제 및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박테리아와 벼룩이 우리 인간을 어떻게 볼까? 맛있는 음식이고 고깃덩어리다. 자손을 번식시킬 중요한 영양소이기도 하다. 목욕을 하지 않을수록 죽은 세포들이 떨어지거나 붙어서 세균이나 벼룩들이 좋아하는 먹이가 많아지게 된다. 즐겁게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풍요로운 시대가 됐을 것이다. 죽어라고 노력하지 않아도 인간이 많은 것을 주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운 겨울날 목욕을 하기는 싫지만, 목욕을 해야 하는 이유는 박테리아와 벼룩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우리 몸에는 면역체계라고 하는 방어시스템이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균 등을 스스로 퇴치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있다. 즉 방어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외부의 세균들을 끊임없이 이를 파괴하려고 한다. 그래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그것에 대항해 우리 몸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사라질 것이다. 청결하게 하고 건강을 유지해 우리 몸을 지키는 것도….

그 시기에 훌륭한 과학자가 등장해 많은 사람의 생각을 바꾼 사람이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다. 참으로 혁명적인 과학자이다. 지금도 프랑스에는 파스퇴르 연구소가 있다. 파스퇴르는 ‘생물은 생물에 의하여 새로운 개체가 만들어진다’는 생명속생설을 증명했다. 즉 흑사병은 물에 의해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흑사병을 일으키는 병균에 의하여 일으켜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멸균을 해야 한다는 것도 사회에 퍼지게 됐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몸을 청결하게 씻기 시작하고 주위를 깨끗하게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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