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별난 사람으로 살고 싶다
나도 별난 사람으로 살고 싶다
  • 유길상 <청주 서원벧엘 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5.01.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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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유길상 <청주 서원벧엘 교회 담임목사>

양의 해인 올해는 나도 별난 사람으로 살고 싶다. 별난 사람이라고 하면 좀 이상하게 부정적인 시각이 떠오르는 듯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단어이기도 하다. 별나다는 것은 보통 것과 다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부정적으로 쓰일 때도 있을 것이고 긍정적으로 너무나 놀라서 사용되는 단어이기도 하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경우는 후자이다.

우리 교회가 상가에 있을 때 바로 반대편에 ‘별난 닭갈비’란 식당이 있었다. 손님이 오면 가끔 가기도 하고 성도들과 가기도 하는 곳이다. 자주 가다 보니 그 식당 사장과 안면이 있게 됐고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난 전도할 목적에서 그렇게 했는데 아주 큰 교회를 잘 다니는 분이었다. 어느 날 우리 교회가 모충동으로 이전하게 되어 인사를 하고 갈까 말까 하다가 그냥 이사를 왔다. 교회 이전 예배를 드리는데 교회 중간에 그 별난 닭갈비 사장이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토요일 오후는 아주 바쁜 날일 텐데도 말이다. 참 신기했다. 속으로 별난 사람이 다 있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행사를 마친 후 장로 가족과 우리 가족이 저녁을 먹으러 별난 닭갈비 그 식당으로 갔다. 가서 인사를 하고 두 식탁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식사하며 축하해 주러 온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였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침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이라는 것을 말하게 됐다. 한참 식사를 하고 있는데 케이크를 우리 식탁으로 가져 오는 것이었다. 별난 사장님이 별난 행동을 한 것이었다. 손님이 많은 토요일 저녁 식당에서 전깃불을 끄고 촛불을 켜서 우리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해 주는 것이었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손님들이 박수로 축하해 주었다. 감동적이었고 고마웠다. 별난 사장님임이 틀림없었다. 그리고는 식탁마다 음료수를 돌리면서 이것은 오늘의 주인공인 목사님이 쏘는 것이라며 돌렸다. 물론 내가 돈을 내지도 않았다. 그리고는 먹고 나오면서 계산대를 갔더니 이미 자기가 다 계산을 했다며 그냥 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돈을 내지 않아 감동이 아니라 그 별난 사장의 그 마음씨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 요즘 세상에도 저렇게 마음 따뜻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동했다. 그리고는 나도 별난 닭갈비 사장님처럼 별난 사람으로 살기로 다짐을 해본다.

성경에 보면 별난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별난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사도행전 8장에 등장하는 욥바라는 지역에 사는 다비다라는 여인이다. 이 여인은 그 당시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는 과부다. 먹고살기 힘든 시대의 사람이었지만 그것에 굴하지 않고 별난 사람의 인생을 살았다. 어느 날 그 여인이 병이 들어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그 여인의 죽음 앞에 애도의 물결이 넘쳐났다. 능력 있는 베드로에게 수 많은 사람이 와서 별난 다비다를 살려내라는 것이다. 슬픔의 눈물을 흘리면서 이 여인 저 여인이 한결같이 이 옷도 다비다가 해준 것이요 저것도 다비다가 해준 것이라고 말하면서 꼭 살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도 어렵고 힘든 삶을 살면서도 남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눈 별난 다비다의 여인은 정말로 별난 삶을 살아온 것이다. 함께 베드로와 기도해서 그 별난 여인은 살아나게 됐다.

오늘을 사는 이 세상에 아마도 알려지지 않은 별난 사람들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숨어서 봉사하고 헌신하는 별난 사람들 말이다. 나를 만나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용기를 주고 웃음을 주고 행복을 주는 별난 사람이고 싶다. 가진 것은 없어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 함께 동행 하는 별난 사람이고 싶다.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욕심을 버리고 겸손히 살아가는 별난 사람이고 싶다. 나도 올해는 별난 닭갈비 사장처럼, 성경의 여인 다비다처럼 별난 사람으로 살고자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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