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
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
  • 이헌경 <음성대소초 사서교사>
  • 승인 2015.01.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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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읽기

이헌경 <음성대소초 사서교사>
 
도서 ‘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김훈태 지음·갤리온)의 저자는 말한다. “일요일 오전 슬리퍼 차림으로 나가 한두 시간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을 수 있는 곳.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가는 일이 특별한 의식이 되어서는 안 되며, 번거로운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는 일상적인 공간. 그래서 카페가 삶의 일부가 되고 나 또한 카페의 일부가 되는 오묘한 삼투압의 세계” 당신도 경험하고 있나요?

출근하면 무의식적으로 하는 일이 있다.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3/5을 채우고 노란 믹스커피 한 봉을 뜯어 휘익 저은 후 한 모금 마시는 일. 내일은 출근길에 꼭 컵 챙겨 와야지 하지만 믹스커피는 왜 작은 종이컵에 마셔야 제 맛인지 괜히 자연에게 미안해진다. 여럿이 함께 마시면 이야기꽃을 피우게 만들고 나 혼자 마시면 창밖을 쳐다보게 만드는 마법의 음료. 피곤하다 싶으면 믹스 커피 한 봉이 엄청난 에너지원이 된다는 것은 직장인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 피곤에 지친 직장인에게 마법 같은 힘을 선사하는 커피. 이번에는 늘 가까이에 두고 함께 하는 커피에 대한 책을 살펴보았다. 

우연히 회사 앞 작은 커피집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접한 이후로 커피 혐오자에서 커피 애호가로 바뀌었고 이제는 커피집을 순례하며 미각과 정신을 일깨우고 있는 저자의 커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렇다고 저자가 즐겨 찾는 카페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간략한 커피 역사와 함께 핸드드립 커피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하고 있다. 제목 그대로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지금 내가 마시고 있는 커피에 대해 바리스타가 바빠 보여 자세히 묻고 이야기 나누기 어렵다면 대신 살펴보기 좋은 책이다.

카페에 가면 많은 메뉴가 있다. 에스프레소에 물을 섞은 아메리카노와 우유를 섞은 라떼를 비롯해 각종 소스들이 첨가되어 다양한 메뉴들이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저자는 그 중 핸드드립 커피에 대해 보다 상세히 이야기해 준다. 소스를 첨가하지 않고 원두의 맛과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핸드 드립 커피 추출법과 추출 도구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곁들여 집에서도 핸드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해 주고 있다. 

커피는 어느덧 세계에서 가장 많은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는 기호식품이 되었고 우리나라 역시 세계에서 손꼽히는 커피 소비국이 되었다. 고종 때 처음으로 커피에 대해 이야기되었다고 하니 120년의 기간 커피는 많은 국민을 중독에 빠뜨렸다. ‘가장 합법적인 마약이 있다면 신선한 원두를 갈 때 퍼지는 향기’라고 저자가 말하는 만큼 커피는 오묘한 매력으로 많은 사람을 끌어당기고 있다. 검고 쓰기만 한 물이 아니라 그 속에 단맛과 쓴맛, 신맛을 모두 가진 커피. 맛으로도 마시고 때로는 분위기로도 마시고 혹은 카페라는 복합적인 문화 공간이 주는 느낌이 좋아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커피는 또 하나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그래서일까. 여자들의 로망은 작은 동네 카페의 주인이 되는 것이고 직장인들은 퇴직 후 ‘카페나 하나 차릴까?’ 하고 쉽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마시기만 해서는 모른다. 결점두를 골라내고 정성으로 로스팅하고 로스팅된 원두를 갈아 한 잔의 커피로 내리기까지 고도의 훈련과 오랜 시간이 필요로 하다는 것을 말이다. ‘모든 것이 버튼 하나로 끝나버린다면 동전 몇 개를 넣고 10초 후면 종이컵에 담겨 나오는 커피 자판기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묻는 저자의 말처럼 제대로 된 바리스타가 주는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로망은 로망으로 남겨두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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