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송년회
  • 이운우 <청주시 원예유통과장>
  • 승인 2014.12.3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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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운우 <청주시 원예유통과장>
 
연말 저녁시간에는 여느 때 보다 바쁘고 피곤하다.

직장, 동문, 고향, 지역모임 등 거의 모든 모임을 연말 이면 ‘송년회’라는 명분으로 모임을 갖는다. 하루도 빠질 날이 없다. 일년을 보내면서 아쉬운 마음으로, 또는 새해의 희망을 담는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모임을 갖는다. 꼭 술을 먹어야 한해를 잘 보낼 수 있는 건진 모르지만 술이 꼭 뒤 따른다. 

하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연극이나 영화를 보면서 송년을 맞이한다고 하지만, 아직은 술이 대세다. ‘송년회’는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보통 연말 모임을 ‘망년회’라 부른다. 망년회의 ‘망년(忘年)’은 망년지교(忘年之交), 또는 망년지우(忘年之友)에서 온 말인데, 나이를 따지지 않고 사귀는 벗을 망년지교라 하고 인품이 훌륭한 사람이 있으면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서로 친구로 사귄다는 의미란다. 

일본에서는 1400년전부터 망년 또는 연망(年忘)이라 하여 섣달그믐께 친구들 끼리 어울려 술과 춤으로 흥청대는 세시 풍속이 있었는데 이것이 일본인들이 즐겨하는 오늘날의 망년회의 원조라 한다.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망년회’라 하지 않고 ‘송년회(送年會)’라 하여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로 송구영신(送舊迎新)과 같은 뜻이라 한다. ‘송년회’는 차분히 한해를 뒤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자리란 뜻으로 먹고 마시며 한해를 잊어버린다는 ‘망년회’와는 확연히 다른 의미가 있다. 

‘망년회’ 와 ‘송년회’의 뜻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망연회의 ‘망’은 잊을 망(芒)을 쓰고 있으며 곧 ‘지난 한해를 모두 깡그리 잊어버리자’ 라는 뜻이다. 그래서 정신을 잃을 정도로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셔서 먹은 것 까지 모두 반납하여 건강도 잃고, 지난 한해도 모두 잃는 것이 ‘망년회’라 한다면, 송년회의 ‘송’은 보낼 송(送)으로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며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경건히 맞이하자’는 의미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도 모르게 ‘망년회’란 이름이 보편화된 것으로 추측되만 우리는 ‘송년회’라는 이름으로, 또 그런 의미로 연말을 보내야겠다.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술을 먹어야 된다면 건강을 생각하여 잘못된 음주에 관한 상식을 바로잡아 건강을 지키며 송년회를 보내는 방법을 연구해야겠다. 

술 마시기전에 우유를 한 컵 마시면 위벽을 보호하여 속 쓰림을 막을 수 있다고 하는데, 약알칼리성 우유가 위산을 희석시키거나 중화시켜서 일시적으로 속 쓰림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서 오히려 위에 부담이 돼 해롭다. 소화제나 제산제 등 위장약을 술 먹기 전에 먹으면 위장을 보호하고 속 쓰림이 없어진다고 믿는 분들이 많은데 술을 먹을 때 위장약을 먹으면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바쁜 간에게 약물 해독까지 시키는 꼴이 되기 때문에 간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작용을 한다. 

술에 너무 취해 지난 한해를 깡그리 잊고 건강도 잃는 ‘망년’을 보내는 잘못을 범하지 말고 술은 적당히 먹거나 연극, 영화 모임 등을 만들어 마음을 살찌우는 기회로 삼는 ‘송년’을 보내봄직도 하다. 

그래서 지난 한해를 거울삼아 돌아오는 양의 해에는 지난해에 실수 한 것은 고쳐서 다시는 같은 실수 가 반복되지 않도록 고치고, 꼭 하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시간이나 경제적 사정으로 못 다한 것이 있으면 새해에는 반드시 도전하는 보다 나은 한해를 맞이하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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